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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수원 강산 기자] 연예인 시구나 일반인의 투구 연습에서 나온 구속이 아니다. kt wiz 좌완투수 정대현의 커브 최저구속이다. '능구렁이투'를 앞세워 시즌 5승에 성공한 정대현이다.
정대현은 14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10피안타(2홈런) 3볼넷 2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 98개 중 스트라이크 57개를 꽂아넣었다. 팀의 9-4 승리로 시즌 5승(8패)에 입을 맞춘 정대현이다. 후반기 첫 승이자 지난달 10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35일 만의 승리였다.
정대현은 이날 전까지 올 시즌 23경기에서 4승 8패 평균자책점 4.52를 기록했다. 전반기 20경기에서 4승 7패 평균자책점 3.84로 잘 버텼으나 후반기 3경기에서는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9.58로 부진했다. 좋지 않은 흐름을 끊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이날 정대현은 최고 구속 139km 패스트볼(44개)과 커브(35개) 위주의 투구를 했고, 체인지업(12개), 슬라이더(7개)도 간간이 섞었다. 특히 커브 구사 빈도가 높았는데, 100km를 밑도는 이른바 '슬로커브'도 3개를 던졌다. 1회초 정훈을 상대로 던진 커브는 시속 71km가 찍혔고, 2회초에도 김주현(89km), 이우민(95km)을 상대로 슬로커브를 구사했다. 결정구는 아니었지만 타자의 타이밍을 뺏기 위한 시도가 좋았다. 이전 등판과 견줘 표정에서도 한결 여유가 묻어났다.
1회에는 몹시 흔들렸다. 1회초 선두타자 정훈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이우민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에 몰렸다. 곧바로 황재균에 좌월 투런 홈런을 맞아 실점했고, 후속타자 짐 아두치에게 우중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백투백 피홈런으로 3점을 내준 것. 최준석의 안타, 강민호의 볼넷으로 1사 1, 2루 위기가 이어졌으나 박종윤과 오승택을 나란히 뜬공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1회 투구수만 27개였다.
팀이 6-3 역전에 성공한 2회초는 깔끔했다. 선두타자 김주현과 정훈을 유격수, 3루수 땅볼로 잡아냈고, 이우민은 137km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3회 또 다시 실점했다. 3회초 1사 후 아두치에 좌중간 2루타를 얻어맞았다. 최준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강민호에 좌전 적시타를 맞고 4점째를 내줬다. 박종윤의 우전 안타로 2사 1, 3루 위기에 몰렸으나 오승택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 추가 실점을 막았다.
4회초 선두타자 김주현에 안타를 맞은 정대현. 정훈을 6-4-3 병살타로 솎아내며 주자를 지웠다. 이우민의 우전 안타, 황재균의 내야 안타로 2사 1, 2루 위기 상황. 그러나 아두치를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5회초에는 1사 후 강민호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박종윤을 4-6-3 병살타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쳤다. 팀의 8-4 리드로 승리투수 요건 완성.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정대현. 선두타자 오승택에 좌전 안타를 맞았다. 그러자 정명원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교체를 단행했다. 정대현은 고영표에 바통을 넘기고 이날 등판을 마쳤다. 홍성용이 1사 1, 2루 위기 상황에서 아웃카운트 2개를 침착하게 잡아냈고, 정대현의 실점은 더 늘어나지 않았다.
이후 kt는 계투진이 추가 실점 없이 나머지 이닝을 틀어막고 승리를 확정했다. 3연패 탈출. 특히 6회초 1사 1, 2루 상황부터 마운드에 오른 홍성용과 김재윤이 3⅔이닝을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호투'라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5이닝 동안 실점을 최소화하며 버텨낸 자체로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적어도 "점수를 주더라도 공격적으로 던지라"는 조범현 kt 감독의 주문은 제대로 소화했다.
정대현은 경기 후 "오래간만에 선발승을 따내 기쁘다"며 "초반에 실점했지만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려고 했고, 타선의 도움도 컸다"고 말했다. 이어 "후반기 들어 트레이닝 파트에서 각별히 신경을 써주고 있어 문제없다. 시즌 끝날 때까지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kt wiz 정대현. 사진 = kt wiz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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