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사실상 두산의 2위 등극은 쉽지 않을 듯하다.
두산은 지난 5~6일 한화와의 2연전을 시작으로 10일 잠실 KIA전까지 5연패를 당했다. 팀 당 20경기 정도 남겨둔 상황. 현 시점에서 5연패는 치명적이다. 두산은 시즌 초반 이후 줄곧 2~3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5연패에 빠지며 4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순위다툼의 직접적 경쟁자 넥센에 두 게임을 모두 내준 게 뼈 아팠다.
두산은 11일 또 한번 속을 끓였다. 10일 역전패한 KIA를 상대로 1회에만 6점을 뽑아내며 앞서갔다. 하지만, 하늘이 두산을 외면했다. 두 차례 우천 중단되는 해프닝 속에 6-0으로 앞선 3회초 노게임 선언됐다. 결국 1회 뽑아낸 6점이 노게임과 함께 씻겨 내려갔다. KIA의 허약한 공격력을 감안하면 5연패 탈출의 호기였다. 하지만, 비로 허무하게 1승을 날렸다.
▲멀어지는 2위
두산의 올 시즌 최다연승은 5연승 딱 한 차례였다. 최다연패는 현재 5연패. 올 시즌 두산은 장기연승과 장기연패 자체가 많지 않았다. 주로 2~3연승과 2~3연패가 잦았다. 확 치고 나갈 힘도 부족했고, 그렇다고 해서 확 떨어지지도 않았다. 리그 최강수준의 선발진을 갖고 있고, 풍부한 야수진을 앞세워 개개인의 부상과 슬럼프 속에서도 꾸준한 공격력과 건실한 수비력을 유지해왔다. 이런 부분들이 중간계투진의 약점을 메워왔다. 선발진과 타선의 활약으로 적시에 연패를 끊을 힘이 있었지만, 불안한 불펜진이 예상치도 못한 패배를 제공하기도 했다.
결국 시즌 막판 투타가 동시에 가라앉으며 4위로 밀려났다. 물론 두산은 10개구단 중 가장 많은 20경기를 남겨뒀다. 그만큼 자력으로 뭔가를 해볼 수 있는 여지가 가장 많다는 의미. 하지만, 두산의 전력 언밸런스를 감안하면 시즌 막판 4경기를 극복하는 건 쉽지 않을 듯하다. 10일까지만 해도 2위 NC와 3.5경기 차였으나 11일 KIA전이 노게임됐고, NC는 넥센을 잡았다. 결국 반 게임 더 벌어졌다. 현 시점에서 3.5경기와 4경기는 느낌이 다르다. 전력 구성이 삼성에 이어 가장 안정적인 NC가 시즌 막판 급격한 연패에 빠진다는 보장은 없다.
김 감독은 11일 KIA전 직전 "2위를 할 수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목표 수정이 불가피하다. 2위는 사실상 쉽지 않을 듯하다. 두산은 1.5경기로 앞서나간 3위 넥센을 잡는 게 최우선 과제. 5위 롯데에는 무려 8.5경기 앞섰다. 설령 3위 공략 실패의 후유증이 있다고 해도 5위 다툼 중인 팀들에 뒤집힐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
▲부담 갖지 말라
김 감독은 "시즌 막판 어느 정도 순위가 윤곽이 드러나면 그때 포스트시즌 구상을 완전히 확정할 것이다. 지금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포스트시즌에 나설 것이다"라고 했다. 순위싸움의 가장 중요한 구간에 들어섰지만, 김 감독은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차분하게 경기를 운영하고 있다.
김 감독은 "부담 갖지 말고, 편안하게 했으면 한다"라고 했다. 시즌 막판 치명적인 5연패에 속이 상할 법하지만, 오히려 표정은 평온했다. 그는 "전반기 막판 +10~12(승패 흑자)가 됐을 때 좀 더 치고 나가면 뭐라도 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웃었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내심 삼성과 선두다툼을 제대로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후반기에 치고 나가지 못하면서 물 건너갔고, 이후 김 감독은 마음을 내려놨다. 그는 "시즌 도중과 비교할 때 딱히 스트레스를 더 받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두산의 전력 현실상 승부수를 던질 만한 카드가 마땅치 않다. 보통 승부수를 던진다고 하면, 선발투수를 일찍 빼서 불펜 총력전을 펼치거나 로테이션에 여유가 생긴 선발투수를 깜짝 구원 활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불펜이 불안한 두산은 불펜 총력전을 하기가 쉽지 않다. 선발진은 비교적 풍족하지만, 더스틴 니퍼트가 불펜으로 내려온 상황서 타이트하게 돌아가고 있다. 또한, 남은 경기가 10개구단 중 가장 많기 때문에 선발진 운영에 변칙을 가할 여유도 없다.
이젠 현실적으로 3위 다툼을 하는 게 맞다. 넥센보다 4경기를 덜 치렀고, 주변 환경을 감안하면 3위 공략은 여전히 가능한 상황. 그런데 딱히 변칙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김 감독 말대로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게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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