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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딱 한 뼘의 진일보다. 확실히 후퇴하진 않았으나, 그렇다고 개운하게 빵 터지지도 않았다.
1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용팔이'(극본 장혁린 연출 오진석)에서 한여진 역을 맡은 배우 김태희는 딱 한 뼘의 진일보를 보여줬다.
SBS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을 노크한 김태희는 '용팔이' 처음부터 작품에 대한 열의와 욕심이 대단했다. 김태희는 대한민국 최고 미녀 여배우로 꼽히지만 그 동안 연기력에 있어서 만큼은 자유롭지 못한 여배우. "작품에서 더 이상 예쁘게 보이고 싶지 않다"며 외모 칭찬 보다는 연기력 인정을 받겠다는 게 이번 '용팔이'에 임하는 김태희의 자세였다.
이번에는 보란 듯이 연기력 논란을 벗어나겠다는 김태희의 의지는 방송가는 물론이고, 시청자들에게까지 전해졌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한여진이 3년 간의 잠에서 깨어나 한신의 회장으로 올라서며 핏빛 복수를 다짐하는 과정에서 오랜 시간 길러온 긴 머리를 싹둑 자른 대목이었다. 그저 외모 면에서 보이는 것 이상으로 상징하는 바가 큰 게 여자의 머리카락이다. 여배우에겐 더욱 그렇다.
하지만, 긴 머리를 아끼지 않을 정도로 연기에 칼을 갈았다는 김태희의 연기는 완벽하게 흡족하진 않은 수준이었다. 다소 어색하고 경직된 표정과 부자연스러운 대사 처리는 스토리에 몰입하는데 때때로 방해요소였다. 융화되지 않는 웃음 톤, 일률적인 표정연기가 다른 연기자들과 어우러지지 않았다. 다만, 김태희만을 탓하기엔 한여진의 캐릭터 자체가 황당무계하고 감정선의 높낮이가 널을 뛰게 묘사된 터라, 연기가 쉽지 않았을 것을 감안한다.
비약적이진 않지만, 김태희는 '용팔이'를 통해서 한 뼘의 진일보를 이뤄냈다고 본다. 그 동안 보여준 적 없었던 카리스마 있는 악녀의 모습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했고, 전보다 훨씬 나아진 감정 연기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더불어, 높지 않은 완성도에도 불구, '용팔이'가 시청률이나 화제성 면에서 최고의 성적을 낸 건 김태희의 역할과 존재감 덕분이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후속으로 방영되는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은 보통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인 줄 알았지만 오랫동안 암매장된 시체가 발견, 마을의 추악한 비밀을 추적해가는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오는 9일 첫 방송.
[배우 김태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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