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친정팀 분풀이 한 판이었다.
2일 고양체육관. 오리온과 LG의 시즌 첫 맞대결. 두 팀은 올 시즌 선수구성이 많이 바뀌었다. 흥미로운 건 서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선수들이 있다는 점. 문태종은 2013-2014시즌, 2014-2015시즌 LG에 몸 담았고, 지난 시즌을 끝으로 사인&트레이드로 오리온스에 입단했다. 2012-2013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SK에 몸 담았던 애런 헤인즈도 그 직전 시즌이었던 2011-2012시즌 LG에 몸 담았다. 반면 올 시즌 LG 간판 트로이 길렌워터는 지난 2014-2015시즌 오리온에서 뛰었다. 오리온의 개막 8연승과 시즌 막판, 플레이오프 돌풍을 이끌었다.
이 사연있는 선수들이 친정을 상대했다. 결과적으로 헤인즈 문태종 콤비가 길렌워터에게 우위를 점했다. 승부도 그대로 오리온으로 쉽게 넘어갔다. 현재 오리온의 공격 시스템에서 헤인즈와 문태종 콤비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경기 막판 승부처에선 과도한 의존도도 분명 있다. 추일승 감독은 "그걸 줄여야 한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단기간에는 쉽지 않다. 일단 기본적인 기량이 월등하다. 그리고 승부처에서 더욱 냉정해지고, 효율적인 활약을 한다. 또 다른 에이스 이승현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기 전까지는 두 사람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이날 역시 두 사람은 초반부터 제 몫을 했다. 문태종은 무리한 슛 셀렉션 없이 확실한 자신의 슛 찬스에서 알토란 외곽포를 가동했다. LG의 추격 시점에 득점포를 가동, 상대의 흐름을 끊기도 했다.
헤인즈는 길렌워터와 직접적으로 매치업됐다. 역시 영리했다. 파워에서는 밀려도 스피드에서 앞선다. 내, 외곽을 오가며 중거리포, 돌파로 공략했다. 파울 자유투를 절묘하게 얻어내는 특유의 재치도 돋보였다. 문태종, 정재홍 등 국내선수들과의 2대2 역시 능숙했다. 수비수들을 모으면서 국내선수들의 공간을 열어주는 역할도 해냈다.
LG는 3쿼터 초반까지 오리온의 매치업 존 형태의 변형 지역방어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길렌워터는 주로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득점을 올리는 등 헤인즈를 상대로 뭔가 만들어내지는 올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길렌워터는 3쿼터 막판 분투했다. 특유의 파워를 앞세워 헤인즈, 문태종의 이중수비를 극복하고 바디 밸런스를 유지한 뒤 골밑 슛을 넣기도 했다. 이때 LG 투지가 많이 살아났다.
그러자 헤인즈가 4쿼터에 다시 힘을 냈다. 리바운드에 좀 더 적극적으로 가세했다. 길렌워터를 상대로 확실히 득점 마무리를 해냈다. LG가 국내선수들을 앞세워 추격하자 오리온은 정재홍~문태종~헤인즈로 이어지는 기 막판 패스와 득점이 나왔다. LG의 기세를 죽이는 장면. 이후에도 헤인즈는 친정 LG와 길렌워터를 압도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길렌워터는 22점 8리바운드.
결국 헤인즈는 29점 13리바운드로 친정팀 분풀이에 성공했다. 득점은 13점으로 많지 않았지만, 효율적인 플레이를 한 문태종의 LG전 첫 경기도 괜찮았다. 반면 길렌워터는 3쿼터에 반짝 집중했으나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의 집중력이 헤인즈보다 조금 부족했다. 헤인즈와 문태종은 길렌워터를 협력으로 막아냈고, 길렌워터는 의기소침했다. 결국 LG도 더 이상 추격하지 못했다. 친정팀 분풀이에 양 팀의 희비도 엇갈렸다.
[헤인즈와 길렌워터.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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