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강산 기자] "내가 느끼기엔 스튜어트가 해커보다 공략하기 까다롭다."
불길한 예감은 들어맞게 마련이다. 김현수(두산 베어스)는 1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이같이 말했다. 전날(18일) NC 에이스 에릭 해커 공략에 성공했지만 안심하지 않았다. 이날 선발투수 재크 스튜어트를 두고 "해커보다 공략하기 더 까다롭다"고 말했다. "공 보고 공 치기엔 구위가 워낙 좋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스튜어트는 올해 정규시즌 중반 합류해 19경기 8승 2패 평균자책점 2.68로 맹활약, NC의 리그 2위에 어마어마한 공을 세웠다. 마산에서 등판한 10경기에서도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11로 아주 잘 던졌다. 특히 후반기 평균자책점(2.19)은 리그 전체 1위였다. 이날 최고 152km 포심패스트볼(18개)과 커터(54개), 투심(17개), 커브(12개), 체인지업(21개)을 적재적소에 활용했다.
스튜어트는 두산전에 약했다. 2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6.57을 기록했다. 김현수는 스튜어트를 상대로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잘 쳤지만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김현수의 말대로 스튜어트는 최고의 투구를 했다. 9이닝을 혼자 책임지며 3피안타(1홈런) 3볼넷 8탈삼진 1실점 완투. 0-0으로 맞선 8회초 오재원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대형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NC 타선이 8회말 2-1 역전에 성공하면서 패전이 아닌 승리를 안았다. 완투승이었다.
무엇보다 스트라이크 존 활용이 기막혔다. 스튜어트는 검지와 중지를 활용해 패스트볼 계열의 공을 많이 던진다. 150km대 포심패스트볼에 커트패스트볼과 투심패스트볼은 스트라이크 존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스튜어트가 후반기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것도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감각이 살아난 게 크다. 그러다 보니 타자들이 히팅포인트를 잡기 어렵다. 이날 두산 타자들도 그랬다. 김현수도 삼진 한차례 포함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날 스튜어트는 패스트볼 계열 구종을 결정구로 활용했다. 간간이 슬라이더나 체인지업을 섞기도 했다. 하지만 진짜 백미는 좌타자 몸쪽으로 휘어져 나간 커트패스트볼.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한 공인데, 좌타자들이 움찔했을 정도다. 전날 해커와 비교하는 자체가 무리였다. 특히 인터벌을 무척 빠르게 가져갔다. 타자들이 구종을 생각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오재원이 때린 홈런은 초구 147km 한가운데 패스트볼, 노림수가 통했다고 봐야 한다.
결국 두산은 8회초 오재원의 홈런에도 불구하고 1-2로 졌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 삼진을 8개나 당했다. 안타와 볼넷 3개씩 얻은 게 전부였다. 홈런으로 선취점을 올렸지만 이는 승리 필요조건은 될지언정 충분조건은 아니었다. 스튜어트는 생각보다 훨씬 까다로운 투수였다. 122구를 던지면서 지친 기색이 전혀 없었다.
[재크 스튜어트. 사진 = 창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