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엄마는 울었고 딸은 위로했다. 모녀는 강하고 씩씩했다.
25일 오후 1시 30분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유토피아추모관에서 신해철 1주기 추모식 '히얼 아이 스탠드 포 유'(Here I stand for you) 및 봉안식이 거행됐다.
남편을 잃고 1년, 그의 양 옆에는 딸 신지유 양, 신동원 군이 손을 잡고 있었다. 추모미사가 열리고, 추모사가 낭독되는 중 윤원희는 눈물을 흘렸다. 엄마를 본 지유 양은 엄마에게 꼭 기대어 고사리 손으로 눈물을 닦았다. 윤원희의 입가에는 미소가 살짝 번졌다. 동원 군 역시 엄마의 오른쪽 자리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었다.
기제사 예식이 끝난 뒤 윤원희 씨는 "신부님께서 사랑은 기억이라고 말하셨는데 그게 기억에 남는다"라며 "이렇게 많이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지난 1년 간 힘들었지만 많은 사랑 받아서 감사 드린다"며 "오늘 (고 신해철을) 야외로 모시게 되는데 묘비에도 적혀 있듯이 우리를 지켜줄 거라고 믿는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온 국민이 신해철의 죽음을 슬퍼했지만, 지난 1년 가장 힘들었을 사람은 분명 윤원희였을 터. 지난 시간 그를 살게 했던 것은 두 자녀였다. 윤원희는 "흑암 속에 있을 때 내 손을 잡아 준 아이들에게 고맙다"며 "잘 키우겠다"고 했다. 앞서, 그는 고인의 의료사고와 관련한 첫 공판에서도 "아이들이 가장 힘들었을 텐데 잘 자라줘서 고맙다"며 아이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낸 바 있다.
윤원희는 남편의 빈자리를 그리워했다. 그는 "남편을 매일 생각한다. 특히 침대에 누울 때마다 같은 시간에 눕지는 않았지만 빈자리를 볼 때 그립다. 특정한 때가 아니라 매일 생각난다"고 고인의 부재를 슬퍼했다. 생전 애처가로 유명했던 고 신해철의 빈자리가 얼마나 컸을까.
게다가 의료과실로 생을 마감한 고인의 소송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 윤원희는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기에 고인의 가족 입장에서 절망만 하고 있을 수 없었다. 국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가족들끼리 힘을 모으게 된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좋은 결과가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또 눈길을 끌었던 것은 봉안식에서 신해철의 노래 '민물장어의 꿈'을 부르는 지유 양의 모습이었다. 그룹 넥스트의 이현섭은 이날 자리한 사람들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고 '민물장어의 꿈'을 불렀는데, 안치단 앞 지유 양, 동원 군과 눈을 맞추며 노래했다. 아빠의 외모를 똑 닮은 지유 양은 씩씩하게 아빠의 노래를 크게 불렀다. 노래를 마친 지유 양은 구김살 없이 밝은 얼굴로 아빠를 향해 예쁜 미소를 지었다. 노래의 말미엔 결국 이곳 저곳에서 눈물이 터졌다.
안치단은 고인의 딸 신지유 양이 직접 그린 그림을 비롯해 '빛이 나는 눈동자가 있어서 우리를 보고 지켜주었으면 좋겠다'는 두 아이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설계됐다. 이 안치단은 유토피아 추모관서 볕에 잘 드는 평화동산에 마련됐으며 높이 2m, 너비 1.7m 크기의 오면체 모양이다. 내부에는 '히얼 아이 스탠드 포유' 노랫말이 새겨졌다. 해당 노래는 신해철이 생전 아끼던 노래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로 기억되길 바라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가사 전체가 각인됐다.
앞서, 신해철은 지난해 10월 17일 위장관유착박리술 수술을 받은 후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그달 27일 숨졌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