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젠 TQB도 신경 써야 한다.
9일(이하 한국시각) 대만 타이페이에 입성한 김인식호. 10일 공식 연습을 가진 뒤 11일 도미니카공화국(오후 7시), 12일 베네수엘라(오후 1시), 14일 멕시코(오후 7시), 15일 미국(오후 7시)과의 B조 조별리그 일정을 소화한다. 개막전서 일본에 패배하면서 1패를 떠안은 상황. 김인식호는 대만에서 최소 3승을 챙긴다는 계획을 세웠다.
6팀이 치르는 조별리그. 8강전에는 조 4위까지 올라간다. 표면적으로는 1~4위 국가가 5승, 4승1패, 3승2패, 2승3패를 거둔다면 2승만 해도 8강행은 가능하다. 하지만, 서로 물고 물리는 경우를 감안해야 한다. 때문에 2승만으로는 불안한 측면이 있다. (물론 4~6위 국가가 1승4패로 물고 물려도 한 국가는 4위가 된다. 1승만 해도 8강에 갈 수는 있다. 하지만, 장담할 수 없다는 함정이 있다.) 결국 8강 안정권에 들어가려면 잔여 4경기 중 최소 3승을 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결코 쉽지 않은 목표다.
▲TQB의 중요성
이번 대회 순위규정을 보자. 동률 팀이 나올 경우 승자승 원칙을 적용한다. 맞대결서 이긴 팀에 상위순위를 주는 것이다. 만약 동률 팀이 3팀 이상일 경우 역시 3팀만의 상대전적 결과를 따진다. 그런데 이 결과마저 같을 경우 TQB(Team's Quality Balance)를 따진다. TQB는 (득점-공격 이닝)-(실점-수비 이닝)으로 계산한다.
한국은 2년 전 WBC서 TQB에 울었다. 네덜란드와의 B조 조별리그 첫 경기서 0-5로 패배했다. 호주에 6-0, 대만에 3-2로 이기면서 한국, 대만, 네덜란드가 모두 1승1패로 물고 물렸다. 결국 TOB에서 대만이 0.235, 네덜란드가 0, 한국이 -0.235가 되면서 한국은 B조 최하위로 대회를 조기에 마감했다. 결국 네덜란드에 1점도 뽑지 못하면서 5실점한 게 결정타였다.
2년 전 WBC는 16개 국가가 A~D조에 4개국씩 배치, 조별리그를 치렀다. 이번 프리미어12의 경우 12개 국가가 A~B조에 6개국씩 배치, 조별리그를 치른다. WBC 때보다 2팀이 늘어난 이번 대회 조별리그서 승패 동률이 나올 확률이 더 높다. 그런 점에서 일본과의 개막전서 0-5로 완패한 건 조별리그 막판 김인식호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그만큼 만회할 경기가 WBC 때보다 많은 것도 사실. 결국 조별리그 잔여 4경기서 승패도 승패지만 TQB 비교에 대비, 다득점과 저실점 경기를 해야 한다. 경기 내용이 좋아야 한다는 의미.
▲마운드 운영
국제대회 특성상 타선은 낯가림을 할 수밖에 없다. 전력분석팀의 분석은 이미 나와있다. 하지만, 타자가 투수 공략법을 머리로 파악하는 것과 실전서 실천하는 건 별개의 문제다. 최소한의 경험은 필요하다. 특히 야구 매커니즘상 타자는 투수를 잘 알아도 6할 이상은 당하게 돼 있다. 2년 전 WBC 네덜란드전 당시 선발투수 좌완 디에고마 마크웰은 전력분석보다 실전서 더 위력적이었다. 왼손 스리쿼터에 주자견제능력도 탁월했다. 기본적으로 기량과 당일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만나면 타선 침묵은 앞으로도 언제든 다시 나올 수 있다.
결국 관건은 마운드 운영이다. 투수들이 실점을 적게 해야 TQB도 유리해진다. 김인식 감독은 9일 대만 도착 후 공항에서 도미니카와의 B조 2차전 선발로 장원준 혹은 이대은을 저울질 하고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을 동시에 투입하는 일은 없다고 못 박았는데, 다음 경기에 선발로 쓰는 게 낫다고 본 것 같다. 또 다른 선발요원 우규민과 이태양은 사이드암으로서 생소함이 무기이긴 하지만, 타선을 압도할 만한 구위와 경험을 갖춘 건 아니다.
불펜의 경우 일본과의 개막전서 조상우를 제외한 나머지 투수(차우찬 정우람 조무근)들이 나란히 1실점씩 했다. 나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대를 압도한다는 인상도 없었다. 대만에선 어떻게든 필승조를 확실히 꾸려야 한다. 뒷문은 정대현과 이현승의 더블 마무리 시스템이 유력하다. TQB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라도 섬세한 마운드 운영이 필요하다.
[김인식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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