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극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배우 정재영이 이번엔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감독 정기훈)에서 연예부 부장 역할을 맡았다. 자신의 주변에서 주로 만나는 인물 군상을 연기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도움을 받을 수도, 부담이 될 수도 있었지만 스크린 속 그의 모습은 연예부 부장의 리얼리티가 온전히 표현됐다.
크게는 많은 회사들에서 어디에나 있을 법한 직장 상사이기도 하다. 부장 하재관은 후배들을 쥐 잡듯 잡으면서도, 상사가 뭐라해도 자신의 소신대로 밀어붙이며 후배들의 밥그릇을 지켜주는 인물이다. 까칠하면서도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하재관은 정재영을 만나 더욱 매력적인 캐릭터가 됐다.
"아무런 메이크업을 하지 않고 하재관 연기를 했어요. 아무래도 필드에 있는 사람들은 외모에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잖아요. 최대한 올드해보이려고 노력했어요. 실제로는 잘 생겨가지고 외모에 일부러 더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했어요.(웃음) 좀 더 나이가 들어보이고 고집스러워 보이도록 했죠."
정재영은 배우들 사이에서 '아재(아저씨) 개그'를 잘 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이날도 정재영은 특유의 웃음소리로 다양한 아재 개그를 펼치면서도, "준비하는게 아니라 그때그때 나오는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정재영 스타일의 여유로움과 아날로그적인 매력들은 이번 영화에서도 자연스럽게 표현됐다.
"실제로 연예부 부장이라면, 하재관같은 면도 있지만 그렇게 소리를 지를 것 같지는 않아요. 에너지 낭비거든요. 뭔가의 대표를 맡아본 적이 없어서, 나서서 이끌어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던 것 같아요. 만약 정말 부장이 된다면 어떻게 해서든 즐거운 회사를 만들 것 같아요. 아, 술은 많이 마시겠네요.(웃음)"
정재영을 떠올리면 그동안 맡았던 역할에서 풍겨나오는 여유로움과 허술함, 인간적인 매력들이 자연스레 이어진다. 스스로 인간적인 캐릭터들을 좋아한다고 밝힌 정재영은 "판타지적 완벽함이나 상업적인 캐릭터보다는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캐릭터들을 추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 멋진 영웅들의 흐트러짐없는 모습이 펼쳐지는 '영웅본색'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캐릭터들에 끌린다. 막연한 판타지보다는 실수나 고충이 있더라도 구수하게 인간적인 매력이 풍겨나오는 역할들을 앞으로도 하게 될 예정이다.
"실제로 하재관처럼 월급쟁이 생활은 못할 것 같아요. 게을러서 규칙적인 생활을 아주 싫어했거든요.(웃음) 어렸을 때도 아르바이트로 여름에 과일을, 겨울에 카드를 팔았는데 시간제보다는 능력제를 선호했어요. 열심히 할 수 있는, 성취감이 있는 일을 하고 싶었거든요. 연극은 돈을 못 벌어도 일이 재미있으니까 뛰어든 거였어요. 뭐든지 돈을 바라고 하면 힘든 것 같아요."
[정재영.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