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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촌스럽게 보이려고 트레이닝복 입고 왔습니다."
박보검이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제작진과 처음 만났을 때, 바르고 깔끔한 차림으로 등장했다. 이는 본 방송 전 0회였던 시청지도서를 통해 공개됐다. 하지만 첫 미팅 이후 박보검은 더 헝클어진 머리에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제작진 앞에 섰고 1988년의 촌스러움을 재현하기 위해 입고 왔다며 열의를 보였다.
박보검은 기본적인 연기 외에도 바둑기사 최택 역할을 위해 실제로 기원에서 바둑을 배워야했다. 박보검을 가르친 원장은 "프로 기사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라며 극찬했다.
골목 금은방 봉황당집 외동아들인 택은 상금 1위 자리를 지키는 바둑천재이지만, 어머니의 부재와 그리움을 삭히며 바둑에 집중하는 외로움 많은 소년이다. 촌스럽지만 딱 떨어지는 바가지머리는 그의 성격을 느끼게 하고, 가혹하리만큼 자신을 채찍질하며 바둑에 매진한다.
바둑에서는 신(神)으로 통하지만, 바둑 외의 모든것에서는 '등신'으로 불린다. 쌍문동 골목 친구들은 택이의 손과 발이 돼주고, 특히 정많은 친구 동룡(이동휘)은 젓가락질을 못하는 택이에게 깍두기까지 손수 집어준다.
둘리에 나오는 고길동과 헤어스타일이 비슷해 쌍문동 고길동 아저씨라 불리는 최무성의 아들 택이는 친구들에게 '희동이'라 불린다. 귀여운 그의 별명은 실제로 보호가 필요한 아이 희동이와 비슷해 잘 어울린다. 하지만 귀여운 외모와 달리, "작년 상금만 1억이래"라며 어마어마한 상금을 싹쓸이 하는 택이다.
그런 완벽주의자 택은 지난 방송에서 2위에 그쳐 눈물을 삼키고 집으로 돌아왔다. 경기에 패한 후 두통약을 쏟아부을 정도로 많이 먹었지만 아버지나 친구들에게 내색하지 않고 무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너 발렸다며?"라고 말하는 친구들에게 "실수야. 난 뭐 맨날 이기냐?"라며 자신의 감정을 처음으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친구들은 스스로에게 혹독한 택을 위해 일부러 감정을 자극한 것이었다. 택은 친구들을 따라 "이런 XX, X같네!"라며 방이 울리도록 쩌렁쩌렁 소리를 쳤다. 순둥이인 그에게는 어색하기 짝이 없는 욕이었지만, 애써 답답한 마음을 감추기보다는 욕을 하면서 감정을 표출, 애잔함을 드러냈다. 다른 친구들에 비해 말수도 적고 정적인 택이지만, 따뜻하고 어른스러운 마음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응답하라 1988' 박보검. 사진 = tvN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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