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가수 유승준(39·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은 13년 전 이미 물을 엎질러버렸다. 한번 엎질러진 물은 더 이상 주워 담을 수 없다. 하지만, 유승준은 계속해서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으려 하고 있다. 물은 손바닥 사이로 빠져나갈 뿐이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유승준은 지난달 21일 주LA총영사관 총영사를 통해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장을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했다. 유승준은 자신에 대해 '재외동포'라고 칭하며 "재외동포에게 발급하는 F-4 비자를 발급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는 마치 안 되는 일을 해달라며 떼를 쓰는 분별 없는 아이의 모습이다.
앞서, 지난 5월 유승준은 "입국을 허가해 달라"며 국민을 향해 눈물로 호소했다. 그는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군입대를 해서라도 입국금지가 풀리고, 한국 국적을 회복해 한국 땅을 밟고 싶다"고 했다. 더불어 한국 국민들과 병무청 관계자들에게 "어떤 방법으로든 한국 땅을 밟고 싶다. 선처해 달라"고 읍소했다. 하지만 병무청을 비롯한 대중은 냉정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유승준에 대해 "입국금지 해제나 국적회복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고 했다. 대중은 13년이 지나서야 한국에 오고 싶다고 눈물을 쏟는 그에게 공감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비자발급 소송을 제기한 유승준이 기댄 재외동포법에는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외국 국적을 취득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 자에게는 F-4 비자를 발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승준은 "미국 국적 취득의 목적은 병역 기피가 아니라 경제적 이유 등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중의 반응 역시 여전히 냉랭하다. 대중은 여전히, 유승준이 한국에 왜 와야만 하는지 모르겠단 입장이다. 유승준은 법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대중을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13년 전 유승준은 주워 담을 수 없는 물을 엎질렀다. 그 정황과 처지가 어찌됐건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고, 국민들과의 약속을 저버렸다. 유승준은 이미 인생의 오랜 시간을 미국인으로 살았다. 그가 선택한 일이었다. 아이처럼 떼 쓰기 보단 결과에 책임을 지고 달게 감수하는 자세가 더 좋게 보일 것 같다.
유승준은 앞서 지난 2002년 군 입영 신체검사에서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아 입대 예정이었으나, 돌연 한국 국적을 포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이 면제됐다. 이에 유승준에 대해 병역 기피 비난 여론이 들끓었고, 법무부는 유승준의 입국 제한 조치를 내렸다. 2002년 2월 인천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된 이후 13년째 한국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가수 유승준. 사진 = CJ E&M 제공, 아프리카TV 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