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내게 이런 일들이 벌어질 줄이야"
개그우먼 신보라는 참 다재다능하다. 2010년 개그우먼으로 데뷔해 단숨에 KBS 2TV '개그콘서트' 간판 개그우먼이 됐고, 뛰어난 가창력으로 가수로까지 활약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입담을 펼치는 동시에 연기에도 도전해 다양한 분야에서 끼를 인정 받았다.
그런 신보라가 자신이 가진 능력을 종합적으로 펼칠 수 있는 무대를 찾았다. 바로 뮤지컬 무대다. 뮤지컬 '젊음의 행진'을 통해 첫 뮤지컬에 도전한 신보라는 이전과는 또 다른 무대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신보라가 출연중인 뮤지컬 '젊음의 행진'은 배금택의 인기만화 '영심이'를 원작으로 해 80~90년대 최고의 인기 쇼 프로그램 '젊음의 행진'을 바탕으로 제작된 창작 뮤지컬이다. 어느덧 서른다섯 살이 된 주인공 영심이가 '젊음의 행진' 콘서트를 준비하던 중 학창시절 친구 왕경태를 만나 추억을 떠올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신보라는 천방지축, 실수투성이 왈가닥 오영심 역을 맡았다.
첫공연 전 긴장을 많이 했던 신보라는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을 마쳤다. 연습을 게을리 하지는 않았지만 첫공연 전에는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가 아니라는 생각에 긴장감이 컸다. 그러나 이 긴장감은 오히려 득이 됐다. 페이스를 무너뜨리는 긴장감은 아니었기에 적당한 긴장감은 오히려 공연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
"마인드컨트롤을 계속 했어요. 적당한 긴장감이 도움이 되더라고요. 끝나고 집에 갔는데 옷이 땀에 젖어 있었어요. 몸은 너무 힘든데 너무 행복한 거 있죠. 두달 동안 연습한 것이 무사히 올라갔다는 것과 내가 계산한 것들을 큰 실수 없이 전달하려고 몰입해서 한 것 같아 행복했어요."
사실 신보라는 그간 많은 뮤지컬을 접하진 못했다. 그러나 작품을 만날 운명이었는지 '젊음의 행진'은 2011년 봤던 작품이었다. 당시 작품을 보고 기분 좋게 돌아갔던 기억이 남아 있어 뮤지컬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신보라는 "사실 그 전에도 뮤지컬 제안은 계속 받아왔다"며 "그러나 정말 많은 준비를 해야 올라갈 수 있는 무대가 뮤지컬 무대이기 때문에 내가 열심히 준비를 할 수 있는 환경인가가 중요했다. 마침 '젊음의 행진'은 환경이 맞았고 용기를 내게 됐다"고 밝혔다.
준비된 마음으로 '젊음의 행진' 출연을 결정했지만 고민도 많았다. 처음엔 뮤지컬계 분위기를 잘 몰라 힘들었고, 이후엔 캐릭터 때문에 고민이 시작됐다. "처음이라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고 고백한 신보라는 "두시간 동안 내가 무대에 잘 설 수 있을 것인가, 그게 제일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캐릭터로서는 제가 곧 서른인데 순수한 영심이의 어린 시절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이었어요. 제 안의 순수함을 꺼내려는 어려움이 있었죠. 근데 제일 무서웠던건 아무래도 두시간 동안 무대에 서야 한다는 거였어요. 콩트를 할 때는 길어봐야 7~8분이었는데 뮤지컬은 다르잖아요. 또 영심이는 퇴장이 거의 없어요. 계속 무대 위에 있기 때문에 연기가 잘 될지, 체력과 에너지가 될지 걱정됐죠. 근데 하다 보니까 그 걱정이 좀 덜어졌어요. 조금은 정리가 되고 있달까."
그렇다면 신보라는 첫 뮤지컬로 왜 '젊음의 행진'을 택했을까. 신보라는 "주크박스 뮤지컬인 점이 첫 뮤지컬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영향을 주긴 줬다"고 운을 뗐다.
"주크박스 뮤지컬이라 노래하는 개그우먼 신보라와 뮤지컬배우 신보라의 갭이 크지는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스토리가 너무 좋았죠. 누구나 갖고 있는 추억을 건드리고 떠올리게 할 수 있는 작품이란 점이 되게 좋았어요. 그래서 더 추억을 잘 표현하고 싶었죠. 영심이와 경태의 사랑 이야기도요. 감정이 잘 전달 됐으면 해요. '젊음의 행진'은 남녀노소라는 말과 딱 맞는 작품이에요. 다 즐기기에 참 좋은 공연이에요."
이어 신보라는 콩트 속 연기와 뮤지컬에서의 연기 차이를 묻자 "별로 없다"고 답했다. 똑같은 연기고, 관객이 있는 것도 똑같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다는 것. 대신 뮤지컬에서는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재미를 느낀다. 한 극 안에서 다양한 감정선을 연기하는 게 흥미롭다.
"사실 데뷔할 때만 해도 내가 이렇게 앨범을 내고, 뮤지컬 무대에 설 줄은 몰랐어요. 이런 일들이 나에게 벌어질 거라고 상상을 못했죠. 개그우먼이 되겠다고 한건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용기를 낸거지만 그 이후 신보라의 모습들은 대중이 만들어 주신거예요. 가수로서 앨범을 내는 것, 드라마 조연으로 연기하는 것 등 모든 게 대중과 관계자 분들이 제 가능성을 보고 기회를 주셔서 할 수 있었던 거였죠. 뮤지컬도 그래요. 내가 계산해서 시작된 일들은 사실 없어요. 다만 제 가능성을 보고 기회를 주신 거니까 너무 행복하죠. 보답하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고, 또 그렇게 시작한 일들이 너무 행복하다는 게 내가 정말 행운아라는 생각을 하게 해요. 운이 좋죠."
뮤지컬 '젊음의 행진'. 공연시간 140분. 2016년 1월 10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 문의 1666-8662
[뮤지컬 '젊음의 행진' 신보라. 사진 = PMC프러덕션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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