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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마을'이 눈물로 종영됐다. 결국 피해자들끼리의 슬픈 싸움이었고, 죽음의 진실에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다.
3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극본 도현정 연출 이용석) 마지막회(18회)에서는 김혜진(장희진) 죽음의 진실과 윤지숙(신은경)의 진심이 그려졌다.
이날 김혜진을 죽인 진짜 범인이 밝혀졌다. 당초 목공소 남씨(김수현)가 김혜진을 죽인 용의자로 체포된 가운데 김혜진 목을 조르고 있던 사람은 남씨가 아닌 윤지숙이라는 것이 공개됐다.
하지만 진실은 따로 있었다. 김혜진 목을 조르던 윤지숙은 "엄마 살려줘"라고 말하는 김혜진을 보고 놀라 손을 뗐던 것. 남씨의 잘못을 따지는 김혜진의 머리를 내리쳐 죽게 한 것은 남씨의 아내였다.
결국 이후 남씨 아내는 죄를 자백했고, 윤지숙 역시 김혜진 살인 미수 및 시체 은닉으로 체포됐다. 그러나 윤지숙은 공범임을 부인했다.
알고보니 윤지숙은 김혜진을 목공소에서 데리고 나오려 했던 것이었다. 과거 목공소 남씨에게 성폭행 당했던 때가 떠올라 목공소에서 김혜진을 데리고 나오려 한 것.
실제로 윤지숙은 김혜진에게 모성애를 느꼈다. 괴물이라며 피하려고 했지만 자신을 찾아온 김혜진을 완전히 거부한 것은 아니었다.
과거 과거 김혜진은 윤지숙에게 "더이상 괴롭히지 않겠다. 다 그만두겠다. 당신한테 기대하는 거 아무것도 없다. 내 목숨도, 돈도"라며 "엄마를 찾고 싶었던 이유는 핏줄 때문도 아니고 꼭 살아야겠어서도 아니에요. 그냥 너무 외로웠어요. 이 세상에 나 혼자만 숨을 쉬고 있는 기분, 그게 너무 서러워서 엄마를 보면 조금 낫지 않을까 생각했어요"라고 고백했다.
이에 윤지숙은 흔들렸다. "설마 나한테 그런걸 바랐던 거야?"라고 차갑게 말했지만 "이제 알아요. 그거 아무것도 아니라는 거. 미안해요. 당신한테 태어나서. 당신한테 괴물이라서. 안녕. 엄마"라고 말하는 김혜진 앞에 멈칫했다.
앞서 아가씨는 한소윤에게 '김혜진이 엄마를 미워 하기만 했을까'라는 메시지를 보낸 뒤 "아이가 어떻게 엄마를 미워만 해요. 얼마나 그리워 했는데. 나도. 김혜진도"라고 말한 바 있다. 김혜진은 엄마를 미워하면서도 그리워 했던 것.
이후 윤지숙은 한소윤에게 "받아줄 순 없어도 살려줄 순 있지 않나. 그건 괜찮지 않나"라며 울먹였다. 거부하려 했지만 모성애는 있었던 것. 이에 한소윤은 윤지숙에게 "우리 언니 괴물 아니에요. 우리 엄마 아빠의 딸이고 내 언니에요"라고 했다.
이후 김혜진이 아이들과 함께 타입캡슐에 넣은 소중한 물건이 발견됐다. 타임캡슐 안에 있던 김혜진의 소중한 물건은 윤지숙과 서유나가 함께 있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었다. 과거 김혜진은 다정하게 그림을 그리고 있는 윤지숙과 서유나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다. 씁쓸한 표정의 김혜진 모습이 시청자들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마을'은 결국 피해자들끼리의 슬픈 싸움이었다. 성폭행범 남씨로 인해 인생이 망가져버린 윤지숙, 또 그로 인해 태어난 김혜진. 두 모녀 모두 피해자였지만 그 피해 앞에 서로를 미워 했다. 정작 죄인은 따로 있었지만 피해자들이 죄책감을 느끼고 괴로워 해야 하는 현실. '마을'은 그런 현실을 꼬집으며 퇴장했다.
['마을'.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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