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5라운드에 승부수를 던져봐야죠."
KGC인삼공사는 최근 주춤하다. 23일 선두 모비스에 완패했다. 10월 31일부터 11월 28일까지 8연승을 내달렸지만, 12월 10일부터 이날까지 1승5패로 뒷걸음질쳤다. 결국 선두 모비스, 2위 오리온을 끌어내리지 못한 채 삼성, KCC와 함께 공동 3위다.
멤버 개개인의 역량만 놓고 보면 KGC는 오리온과 함께 선두를 형성하는 게 어울린다. 최근 몇 시즌을 놓고 보면 주전들의 몸 상태는 가장 좋다. 그리고 올 시즌 급격히 성장한 김기윤이 주전 포인트가드를 완벽히 꿰찼다.
하지만, 은근히 경기력에 기복이 있다. 김기윤 강병현 박찬희 이정현 오세근 찰스 로드 마리오 리틀 등 주축멤버 모두 공수 활동량이 많다. 때문에 팀 일정이 빡빡할 때 움츠러드는 경향이 분명히 있다.
최근에는 양희종과 찰스 로드 공백이 있다. 양희종은 16일 KCC전서 목에 부상했다. 23일 모비스전을 앞두고 만난 김승기 감독대행은 "올스타브레이크 후에나(5라운드) 합류할 수 있다"라고 했다. 로드는 최근 미국에서 여동생 장례식에 참석한 뒤 24일 귀국, 팀에 재합류한다.
▲로드에게 붙은 물음표
로드는 26일 전자랜드와의 홈 경기서 정상적으로 출전 가능하다. 그러나 김 감독대행은 "제대로 뛸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로드는 최근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 12일 SK전 직전 교통사고로 여동생이 즉사했고, 남동생도 중퇴에 빠졌다는 소식을 접했다. 김 감독대행은 "로드가 너무 착하다. 사고 소식을 듣고 너무 많이 울어서 두 눈이 퉁퉁 부었더라.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운동하러 나왔다. 그 때부터 하락세를 탔다"라고 했다.
KGC 전력에 로드가 빠지면 타격이 크다. 모비스처럼 빅맨을 3명(함지훈, 아이라 클라크, 커스버트 빅터)을 2~3쿼터에 동시에 활용하는 팀들에 매치업에서 밀린다. 매치업에서 밀리면 외곽, 미드레인지에서 스크린 수비를 할 때 스위치 디펜스를 쉽게 하기가 어렵다. 미스매치를 내줄 수 있기 때문. 그리고 도움수비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무차별 실점할 수 있다. 23일 모비스전이 그랬다. 또한, 2~3쿼터가 아니더라도 골밑에서 상대 팀에 밀릴 확률이 있다. 로드가 빠진 뒤 외국 빅맨수비를 맡아온 오세근의 체력 부담이 분명히 있었다. 오세근은 23일 모비스전서 클라크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고, 공격할 때도 외곽으로 겉도는 모습이 있었다.
로드가 26일 경기부터 출전하니 이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김 감독대행은 "최근 로드가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했다.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당분간 고전할 수 있다"라고 했다. 결국 로드가 정상적인 경기력을 찾을 때까지는 KGC 전력은 흔들릴 수 있다. 때문에 김 감독대행은 로드의 복귀에도 당분간 KGC가 고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양희종 공백
또 하나.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KGC가 앞선에서 스틸을 노리는 공격적인 수비를 할 수 있는 것도 블로커로서 로드의 존재감 덕분이었다"라고 했다. 실제 로드와 오세근이 정상적으로 버틴 상태에서 KGC는 그 어느 팀의 골밑 공격도 능숙하게 제어할 수 있었다. 때문에 국내 장신 가드, 포워드들이 앞선에서 공격적인 수비에 임했다. 설령 앞선에서 패스라인이 뚫려도 뒷선에서 로드 혹은 오세근이 막아준다는 믿음이 있었다. 실제 블로커로서 로드의 수비력은 뛰어나다. 그러나 로드가 없는 상황에선 국내선수들이 앞선에서의 압박수비는 거의 불가능했고, 골밑에 도움수비를 들어가야 했다. 결국 동부와 모비스를 상대로 승부처에서 체력 부담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로드가 돌아오면 KGC 특유의 앞선 압박수비는 되살아날 수 있다. 국내선수 구성이 풍부한 KGC는 시즌 막판에도 체력 부담으로 이 수비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은 없다. 다만, KBL에서 1대1 수비력이 가장 좋은 양희종의 공백은 변수다. 김 감독대행은 "희종이가 빠지면서 압박수비가 많이 약해졌다. 그만큼 서로 더 도와주고 많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 KGC는 최근 1승5패 과정에서 5패 모두 85실점 이상 내줬다. 로드에 양희종까지 정상적인 경기력을 회복해야 KGC 특유의 활동량 넘치는 앞선 압박수비, 나아가 KGC 전력 자체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김 감독대행은 그 시점을 "5라운드"로 예상했다. 그는 "4라운드까지는 정비를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선수들이 모두 돌아온 뒤 5라운드 이후에는 승부를 걸어볼 것"이라고 했다. 당분간 KGC는 재정비 모드다. 물론 시즌 막판에는 다시 한번 상위권 판도를 뒤흔들 세력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
[KGC 선수들(위), 로드(가운데), 양희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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