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삼성 라이온즈와 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야마이코 나바로가 일본 무대에서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까.
나바로의 새 행선지는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가 유력하다. 나바로는 최근 삼성과 재계약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성실성이 문제였다. 집중력을 잃은 플레이는 팀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그나마 2년간 79홈런을 때려내는 등 무시무시한 타격으로 불성실한 태도를 상쇄한 측면이 있다. 그런데 일본은 다르다. 야구를 대하는 태도를 고치지 않으면 적응부터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나바로는 한국에서 뛴 2시즌 동안 265경기 타율 2할 9푼 7리 79홈런 235타점 출루율 4할 4리를 기록했다. KBO리그 첫해인 지난해 125경기 타율 3할 8리 31홈런 98타점 출루율 4할 1푼 7리 맹활약으로 삼성의 통합우승에 공헌했다. 올해는 타율이 2할 8푼 7리로 다소 떨어졌으나 48홈런 137타점의 무시무시한 성적을 남겼다.
당장 나바로가 빠진다면 타선 약화는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불성실한 태도로 팀 전체에 폐를 끼치는 것보단 낫다. 삼성은 이번 재계약 협상 때 '성실성 조항'을 내밀었는데, 나바로 측에서 이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만큼 절실함이 없다는 뜻이다. 성실히 훈련에 임하며 동료들과 어우러지면 그만인데, 이를 기분 나쁘게 받아들일 이유가 전혀 없다. 삼성 입장에서도 "성실하게 해달라"는 요청에 거부감을 드러낸 나바로에게 끌려다닐 필요가 전혀 없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직접 본 나바로의 모습도 진지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어찌됐든 최근 일본 현지 언론에서 "나바로가 일본 지바 롯데와 막바지 협상 중"이라는 보도가 흘러나왔다. 지난달 9일 '지바 롯데가 나바로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 알려졌고, 불과 나흘 전(25일)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보도가 나왔다. 현재로선 지바 롯데행이 유력해 보인다.
그런데 나바로가 한국에서 하던 대로 한다면 지바 롯데는 물론 일본 무대 적응 자체가 쉽지 않다. 지바 롯데는 기존 2루수 루이스 크루즈가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떠난 상황에서 나바로 만한 대안이 없다. 성실하게 뛰기만 한다면 최고의 선택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보여준 나바로의 불성실한 태도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야구만 잘하면 그만'이라는 마인드는 일본에서 통하지 않는다.
일본 야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28일 통화에서 "이토 쓰토무 지바 롯데 감독은 성의없는 플레이에 대해서는 가차없다. 외국인 선수도 마찬가지다. 나바로가 훈련 시간에 늦는 등 한국에서 했던 것처럼 불성실한 모습을 보인다면 웨스턴리그(일본 2군)에서 시즌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며 "이토 감독은 수백억 엔을 받는 선수라도 불성실하거나 팀 분위기를 해치는 선수는 용서하지 않는다. 나바로가 태도를 고치지 않으면 절대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실제로 지바 롯데는 외국인 선수들의 인성을 무척 중요시하는 구단이다. 지난해 크루즈와 이대은을 비롯해 알프레도 데스파이녜, 카를로스 로사, 채드 허프먼, 천관위 모두 팀에 헌신하는 자세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동료들과 무척 잘 어울렸고, 팬서비스도 최고였다. 내년부터 함께하는 제이슨 스탠드릿지도 훌륭한 성품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특히 지바 롯데는 후쿠우라 가즈야, 오무라 사부로 등 40대 베테랑 선수들이 누구보다 앞장서 팀 플레이를 강조하는 구단이다. 눈 밖에 나면 그대로 아웃이다.
그리고 지바 롯데 입장에선 나바로와 계약하고 기용하지 않거나, 최악의 경우 계약에 실패한다고 해도 손해볼 것이 없다. 네모토 ??이치나 나카무라 쇼고, 오미네 쇼타, 미키 료 등 내야 대체자원은 풍부하다. 이들이 2루와 3루를 나눠 맡으면 그만이다. 이마에 도시아키(라쿠텐 골든이글스)의 FA 이적에 따른 공백은 3루 수비가 가능한 외국인 선수로 메우면 된다.
나바로가 어디서 내년 시즌을 보낼지는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 지바 롯데가 유력한 정도다. 하지만 불성실한 태도를 고치지 않는다면 성공은 고사하고 처참한 실패를 맛볼 것이다. 나바로가 2년간 성공에 도취해 일본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생각은 대단한 착각이다.
[야마이코 나바로.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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