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해를 넘기고 일주일이 다 되어 가는데도 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두산 베어스에서 FA 자격을 얻은 내야수 고영민 얘기다. 원 소속구단 우선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타 구단 협상 기간에도 불러주는 팀은 없었다. 지난해 12월 6일부터는 원 소속구단을 포함한 전 구단과 협상이 가능한데,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이제 협상 마감일(1월 15일)까지 열흘도 채 남지 않았다.
고영민은 한때 리그 최정상급 2루수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의 금메달에 적잖은 공을 세웠다. 2007년 126경기 타율 0.268 12홈런 66타점 출루율 0.373, 2008년 126경기 타율 0.267 9홈런 70타점 출루율 0.388 맹활약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며 '이익수'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2009년부터 급격히 내림세를 탔다. 지난해까지 2010년(100경기)을 제외한 매년 100경기를 채우지 못했다. 최근 7년간 남긴 성적은 타율 0.238 23홈런 125타점이 전부다. 7년간 출전 경기 수가 439경기에 불과하고, 최근 2년간은 93경기 출전에 그쳤다.
성적도 성적인데, 내구성도 문제였다. 원 소속구단 두산이 아닌 타 구단이 보상선수를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고영민을 데려갈 이유는 없었다. 실제로 한 야구인은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거나 2차 드래프트라면 모를까. 보상선수를 내주면서 데려갈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나머지 9개 구단 사정을 봐도 고영민을 데려갈 명분이 없다. 보상선수 부담이 없는 kt wiz도 2루에 박경수가 버티고 있고, 오프시즌에도 아무런 출혈 없이 내야 백업 자원 신현철과 안정광을 데려왔다. 결국 친정팀 두산에 남는 게 최선인데, 아직도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고영민은 오는 15일까지 계약하지 못하면 다시 한 번 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다. 이전에는 3차 협상에서도 계약하지 못하면 한 시즌 동안 KBO 선수 등록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2013년부터 규정이 완화됐다. 1월 15일까지 계약하지 못하더라도 이후 전 구단과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다. 그런데 FA 신분은 유지된다.
정금조 KBO 육성운영부장은 6일 통화에서 "1월 15일로 마감시한을 정해둔 건 최선을 다해서 계약하라는 의미로 보면 된다"며 "KBO 선수 등록 기간인 1월 31일을 넘겨도 큰 문제는 없고, 1년 계약이든 다년 계약이든 관계없다. 이 경우 다년 계약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영민의 경우 늦으면 올 시즌 중에 계약해도 문제는 없다"며 "두산과 계약하면 아무 문제가 없으나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경우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1월 15일을 넘겨도 FA 신분이나 다름없다. 규정 때문에 'FA 미아'가 될 일은 없으나 계약에 실패하면 시즌을 통째로 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원 소속구단 두산은 마감시한 이전 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영민에게 남은 선택지는 두산에 남는 것 외에 없어 보인다. 양측이 언제쯤 합의점을 찾을 지도 주목된다.
[고영민은 두산 유니폼을 다시 입을 수 있을까.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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