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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개그맨 안상태가 새 코너를 들고 5년 만에 무대를 밟았다.
안상태는 17일 오후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서 방송계의 유행인 '요리'와 '개그'를 접목한 코너 '요리하는 고야'를 선보였다.
셰프로 변신한 안상태는 특유의 어수룩하고 나긋나긋한 말투로 "오늘 정말 반가운 거야. 요리할 생각에 흥분되는 거야. 정말 맛있게 할 거야"라며 입을 열었다.
그가 처음으로 만든 요리는 '신혼부부를 위한 삼계탕'이었다. 앞서 "요리를 재밌고 쉽게 가르쳐주실, 고야 셰프"라는 정승환의 소개말처럼 그의 폭소유발 레시피 때문에 관객의 웃음이 끊이질 않고 터져 나왔다.
물론 칼 대신 입으로 만드는 요리였다. 안상태는 첫날밤을 상상하라면서 "신부가 씻고 있다. 난 지금 기다리고 있는 거야. 씻고 나왔는데 눈썹 반쪽이 없는 거야. 코에 블랙헤드가 웬 말인 거야. 샤프심을 왜 이렇게 많이 박은 거야?"라고 주문을 외우듯 말했다.
정승환이 "신랑은 누구죠?"라고 물었는데 안상태는 생 닭 한 마리를 들며 "얘가 신랑인 거야. 발가벗고 있잖아. 자신감이 있잖아"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자 "부끄러워하잖아. 닭살 돋잖아"라고 호통을 쳐 웃음을 안기기도.
닭 속을 채우는 과정 역시 평범할 리 없었다. 그는 닭을 "영계"라고 소개하며 스태미나가 부족해. 찹쌀도 넣고, 대추도 넣고, 인삼도 넣으면 어른이 되는 거야. 남자가 된 거야. 밤이 오셔야 하는 거야“라며 닭의 몸통 안에 밤 하나를 쏙 집어넣었다.
또 안상태는 양파 껍질을 속이 비치는 시스루 의상에 비유하며 "얘가 신부인 거야. 아주 유혹하려고, 오늘 뜨거운 밤 보내는 거야?"라며 앙큼한 눈빛으로 폭소를 유발했다.
소주의 역할은 '누린내 잡기'가 아닌 '분위기 띄우기'였다. 그는 "맨 정신엔 첫날밤 어려운 거야. 나도 소주로 분위길 띄웠던 거야. 내가 소주 한 잔 들이켜니까 신부 반쪽 눈썹이 점점 길어지는 거야. 예쁜 거야. 신나서 한 잔 더 들이킨 거야. 근데 잠이 든 거야. 아무 기억이 없는 거야. 그 생각만 하면 부글부글 끓는 거야"라고 해 정승환을 기가 막히게 했다.
삼계탕 요리엔 반전도 있었다. 정승환이 국물 맛을 보곤 "왜 이러냐?"고 물었는데 따라 맛을 보더니 "오늘 첫 날 밤이 아닌 거야. 누가 첫날밤이 아닌 거야?"라며 닭과 양파를 향해 호통을 쳤다.
이날 공개된 "~고야"의 대사는 안상태의 나긋한 말투와 오묘한 눈빛, 능청스런 몸짓과 어울리며 폭발적인 웃음을 안겼다. 빵빵 터진 관객석의 반응은 그를 향한 혹은 '개콘'을 향한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듯했다.
안상태는 '깜빡 홈쇼핑' '봉숭아 학당' 등의 코너에 출연해 "빠져봅시다" "이게 뭐니 이게" 난 ~뿐이고" 등 숱한 유행어와 안어벙, 안상순, 안상태 기자 등 여러 캐릭터를 탄생시킨 인물인 만큼 시청률 부진을 거듭하며 위기에 빠진 '개콘'에 적지 않은 힘을 실어 줄 것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사진 = KBS 방송 화면 캡처]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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