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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첫 촬영 돌입 후 1년 여 만에 보게 된 데뷔작 속 자신의 모습. 다니엘 스펜서 역을 맡은 배우 조태관에게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첫 방송은 감동이었다.
"하나하나가 너무 보고 싶었던 장면들이죠. '저 장면 찍을 땐 그랬었지'라는 기억들이 떠오르기도 했고요. 또 아쉬움도 많이 남았어요. (사전제작이 아니라) 촬영을 하며 방송이 되는 것이었다면 부족한 점을 고쳐갈 수도 있을 텐데…. 제가 화면으로 보는 건 처음이니까요. 왜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으면 '내 목소리가 이래?'라는 반응을 보이잖아요. 그런 기분이었어요. 촬영을 하며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제 모습이 아니더라고요. '왜 더 시원시원하게 손짓발짓을 하지 못했을까' 같은 생각을 많이 해요.(웃음)"
배우 송중기, 송혜교, 진구, 김지원….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가득한 '태양의 후예'. 이 작품 속에서 배우 조태관은 시청자에게 유독 낯선 존재였다.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이를 향한 시청자의 관심은 컸다.
"유시진(송중기), 강모연(송혜교) 등 많은 배역들이 알려져 있었지만 다니엘이라는 인물은 그렇지 않았죠. 예상치 못한 인물이 나타나면서 '누구지?'라는 반응이 나온 것 같아요. 제작진도 그 부분을 생각하신 것 같거요. 사실 '태양의 후예'라는 작품에 출연하는 게 제겐 큰 부담이었어요. 주변에서도 최고의 작가님, 감독님, 배우들이 함께 하는 작품이니 잘 될 수밖에 없다는 말을 많이 했거든요. 그 속에서 '나도 잘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부담감을 가지고 시작된 촬영. 조태관이 함께 하는 배우들과 가까워지고 더 깊은 호흡을 나눌 수 있게 된 계기는 한 달 여 간의 그리스 촬영이었다. 조태관은 "(그리스 촬영) 전에는 함께 해도 잠깐 인사를 나누고 촬영을 한 뒤 헤어지는 게 전부였는데, 그리스에서는 모두 한 곳에 함께하다보니 친해질 수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촬영이 없을 때는 동네 농구장을 찾아가 함께 농구를 하기도 하고, 아침부터 모여 식당을 찾아가 밥을 먹기도 했어요. 그 때 특히 배우 진구 형, 박훈 형이랑 많이 친해졌죠. 형들이 먼저 다가와주셨어요. 제가 붙임성 있게 다가가는 걸 잘 못했거든요. 먼저 '우리랑 같이 농구하자', '밥 먹자'라는 말을 많이 해주셨어요."
또 그리스 촬영 당시 조태관은 한국 배우들과 외국인 배우들의 사이를 잇는 통역으로도 활약했다. 그 과정에서 깊은 친분을 맺게 된 배우가 바로 아구스 역의 데이비드 맥기니스였다. 조태관은 데이비드 맥기니스라는 이름보다 아구스라는 역할명이 더 편한 듯 인터뷰 내내 '아구스 형'이라는 친근한 호칭을 사용했다.
"배우들끼리 있을 때는 제가 통역 역할도 많이 했죠. 외국인 친구들 중에서 아예 한국과 인연이 없어서 한국어를 전혀 못하는 친구도 있었거든요. 특히 아구스 형이랑 많이 가까워졌어요. 둘이서 연기 연습을 가장 많이 했거든요. 사실 아구스 형이 나이가 굉장히 많아요. 항상 반바지에 운동화, 스냅백 쓰고 다녀서 어린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나이가 많으시더라고요. 형도 하와이에서 태어나 곳곳을 돌아다니며 많은 경험을 한 분이라 연기를 할 때 큰 도움을 받았어요. 특히 제 대사를 맞춰 줄 때는 아구스 형이 리예화(전수진) 흉내를 내면서 연기를 해주기도 했죠.(웃음) 저도 나름대로 조언을 한 것이 요즘은 악역 트렌드가 인상을 쓰는 것보다 웃으면서 나쁜 행동을 하는 것 같아서 '조커처럼 더 웃으면서 해보라'고 얘길 해줬어요. 그렇게 서로 도움을 많이 주고받았죠."
송송커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지만, 주변 인물들의 스토리도 놓치지 않고 있는 '태양의 후예'. 최후반부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다니엘 스펜서와 리예화의 관계다. 끝으로 조태관은 "고려인과 유복한 의사. 너무 다른 두 사람이 왜 커플로 함께 하고 있는지 등이 그려질 것 같다"며 이들의 이야기에도 관심을 당부했다.
[조태관.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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