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한국 독립 다큐영화의 맏형'인 고(故) 이성규 감독이 제3회 들꽃영화상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들꽃영화제 측은 지난해 2회부터 신설된 공로상을 올해는 고(故) 이성규 감독에게 수여하며 '보다 더 다양한 독립영화와 영화인들을 기린다'는 들꽃영화상의 취지와 방향성을 뚜렷하게 했다.
이성규 감독은 지난 2000년 다큐멘터리 영화 '보이지 않는 전쟁, 인도 비하르 리포트'로 다큐멘터리와 인연을 맺었으며 한국독립프로듀서협회를 창립, 초대회장을 역임하며 방송가의 외주제작 시스템의 불공정한 제작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애썼다.
그의 대표작은 다큐멘터리 '오래된 인력거', 극영화 '시바, 인생을 던져' 등이다. '오래된 인력거'는 감독 본인이 10년 동안 영화의 배경이 되는 인도에 거주하며 촬영, 완성한 작품으로 2010년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장편부문 후보에 올랐다. 또 '시바, 인생을 던져'는 감독 본인의 경험을 살린 영화로,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유명을 달리해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사망 전까지 휠체어에 몸을 싣고 자신의 영화 '시바, 인생을 던져'의 무대인사에 올랐던 이성규 감독. 관객들에게 "외국의 예술영화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예술영화도 사랑해서 그런 영화들이 계속 순환할 수 있는 그 힘과 구조를 만들어 줘야 한다"며 "한국독립영화에 르네상스를 만들어 주시길 부탁한다"는 유언과도 같은 뜻을 전한 그는 죽음의 순간까지 독립영화 발전에 기여해왔다.
'시바, 인생을 던져'의 후반 작업 중 간암선고를 받고 사망하기 전까지의 죽음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관객들에게 독립영화에 대한 더욱 큰 관심을 호소하던 이성규 감독의 모습은 이창재 감독의 단편 다큐멘터리 '에필로그'에도 잘 드러나 있다.
한편 제3회 들꽃영화상 시상식은 오는 7일 중구 예장동 '문학의 집-서울'에서 진행된다. 이성규 감독 대신 '시바, 인생을 던져'의 총괄 프로듀서로 고인과 가장 가까웠던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진모영 감독이 공로상을 대리 수상한다.
[故 이성규 감독. 사진 = 들꽃영화제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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