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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아마추어와 프로의 대결구도는 어느 순간 무의미해졌다. 아마추어 도전자들이 잇따라 승리를 거뒀고, 이들의 무대는 모두에게 감동과 전율을 느끼게 할만큼 뛰어난 실력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6일 방송된 SBS '보컬전쟁-신의 목소리'에서는 2라운드 대결이 펼쳐졌다. 이날 윤도현은 GD의 '하트 브레이커'를, 거미는 여자친구의 '시간을 달려서'를, 김조한은 소녀시대의 '키싱 유'를, 설운도는 김건모의 '핑계'를, 박정현은 주현미의 '비 내리는 영동교'를 각각 열창했다.
첫 주자였던 윤도현은 도전자의 뛰어난 가창력에 긴장하기도 했지만,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하트 브레이커'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며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냈다. 결과도 좋았다. 앞서 패배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던 윤도현은 다행히 이날 새로운 1승을 거머쥐면서 체면치레를 할 수 있었다.
문제는 거미였다. '갓거미'라 불릴 정도로 뛰어난 가창력은 물론,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사랑받고 있는 거미는 '시간을 달려서'의 가사에 좀처럼 집중할 수 없었다. 어서 어른이 되고 싶다는 가사 내용이 이미 어른이 된 자신의 상황과 맞지 않아 감정이입에 애를 먹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거미는 특유의 스타일로 '시간을 달려서'를 편곡해 소화했다. 하지만 도전자로 나선 배우 현쥬니가 강해도 너무 강했다. 현쥬니는 거미의 '날 그만 잊어요'를 가수 못지 않은 가창력을 뽐내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 결과 현쥬니가 거미를 이기는 이변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쥬니 본인도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제자와 맞붙었던 김조한 역시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뛰어난 실력을 지닌 제자에 맞서 불러야 했던 곡이 하필 소녀시대 곡이었다. 어렵게 노래를 익혀 R&B 소울까지 폭발시키며 열창했지만 결국 제자에게 1승을 내주고 말았다. 도전자인 제자는 그 공을 스승에게 돌려 훈훈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설운도는 레게 음악인 '핑계'를 트로트와 접목시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원곡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반주에 트로트 색깔이 강한 설운도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면서 마치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 느낌마저 들게 했다. 설운도는 도전자인 17세 트로트 신동을 제치고 무사히 승리를 따냈다.
마지막으로 박정현은 자신의 노래를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든 도전자 김재환 씨의 무대에 바짝 긴장했다. 그러나 박정현은 역시 박정현이었다. 스스로 자신 없다던 트로트 장르임에도 '비 내리는 영동교'를 자신만의 색깔로 완벽하게 표현했다. 역대급 무대라는 극찬도 잇따랐다. 결국 박정현은 김재환 씨를 제치고 승리했다.
프로 가수들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이들 못지 않은 실력을 지닌 아마추어 도전자들의 무대는 묘한 감동과 신선함을 안겼다. 특히 파일럿 방송부터 등장해 실력이 일취월장했던 김재환 씨는 이날 박정현의 '미안해'라는 곡을 완벽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어 원곡자인 박정현마저 감탄하게 만들었다.
어느 순간부터 아마추어와 프로 사이의 경계는 모호해지고 있었다. 승패도 좀처럼 예측하기가 힘들다. 발군의 실력을 자랑하는 이들이 계속해서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앞으로 이들이 보여줄 무대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사진 = SBS '신의 목소리' 화면 캡처]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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