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마음이 편하다."
불펜은 두산의 아킬레스건이다. 지난해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한을 풀었지만, 불펜은 상대적으로 불안했다. 시즌 초반부터 필승계투조를 안정적으로 구축하지 못했고, 포스트시즌에도 선발투수와 마무리투수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했다.
때문에 올 시즌 두산의 최대과제는 필승계투조 재구축이다. 개막 5경기를 치르면서 서서히 윤곽이 잡혀간다. 지난해보다 짜임새가 좋다. 마무리 이현승에 정재훈, 김강률, 함덕주가 필승계투조를 형성했다. 좌완과 우완이 고루 포진했다. 그리고 경험을 갖춘 베테랑과 영건, 볼 빠른 투수가 적절히 배치됐다.
▲메인셋업맨 정착
김강률과 함덕주는 시즌 초반부터 기복이 있다. 김강률은 아킬레스건 부상과 수술, 재활을 거친 뒤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빠른 볼은 여전하지만, 제구에 기복이 있다. 함덕주는 지난해 메인 셋업맨으로 풀타임을 치렀으나 아직 꾸준함과 안정감에서 리그 정상급이라고 보긴 힘들다.
두산은 지난해 사실상 메인셋업맨이 없었다. 올 시즌에는 정재훈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시즌 출발이 좋다. 2경기서 3⅓이닝 5탈삼진 무실점. 아직 단 1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정재훈을 두고 "마음이 편하다"라고 했다.
표본이 적은 기록이라 신뢰성이 높지는 않다. 하지만, 정재훈은 현재 KBO리그 주요 불펜 투수들 중 가장 많은 셋업맨 경험을 갖고 있다. 시즌을 안정적으로 치르는 노하우가 풍부하다. 직구와 주무기 포크볼은 물론, 슬라이더와 커브까지 승부처에서 모두 활용 가능하다. 때로는 힘으로 타자를 윽박지를 수 있고, 때로는 변화구로 범타를 유도할 수도 있다. 김태형 감독은 "제구력이 워낙 좋다. 그 나이에 타자들을 힘으로 이겨낸다"라고 했다.
▲활용법
정재훈은 미야자키 연습경기서 많은 실전을 갖지 않았다. 시범경기서도 단 3경기만 나섰다. 성적은 3이닝 무실점 1홀드. 시범경기에 이어 정규시즌 초반까지 단 1점도 내주지 않으면서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해 롯데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다. 컨디션 조절에도 실패하면서 팀 내 경쟁에서 밀려났다. 올 시즌 김 감독은 2년만에 돌아온 정재훈에게 제대로 된 몸을 만드는 시간을 충분히 부여했다. 적지 않은 나이라 충실한 시즌 준비가 필요하다. 시즌 초반부터 효과를 보고 있다.
김 감독은 시즌 중에도 정재훈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기용할 계획이다. "재훈이는 사흘 연투는 힘들다. 투구수도 너무 많으면 안 된다. 경기 상황을 봐서 활용해야 한다"라고 했다. 결국 김강률과 함덕주가 정재훈을 적절히 도와줘야 한다. 짜임새 측면에서도 승부처에서 정재훈에게만 의존하는 것보다 김강률과 함덕주가 제 몫을 해내는 게 중요하다. 여기에 우완 조승수와 사이드암 오현택, 재활 중인 윤명준까지 정상적으로 가세하면 두산 불펜은 더 바랄 게 없다.
메인 셋업맨 정재훈과 마무리 이현승. 두산 불펜이 강력한 두 축을 안고 시즌을 시작했다. 김 감독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이들이 시즌 초반 앞서가다 뒤집히는 경기를 최소화하면 두산은 지난해보다 더 좋은 레이스를 펼칠 수 있다.
[정재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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