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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지현우는 외모만큼이나 마음도 훈훈한 남자였다.
12일 밤 방송된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에 유재석 팀의 슈가맨으로 더 넛츠가 출연했다.
더 넛츠는 배우 지현우가 속했던 밴드. 지현우가 현재도 유명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그에게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이는 활동 당시도 마찬가지였다.
유재석은 “지현우 씨가 보컬인 밴드로 알고 계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다”고 말했고, 보컬 박준식은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다”고 동의했다. 드럼 김우경은 “(그런 점에 있어서) 이 친구가 울분이 되게 많다. 본인이 피해를 많이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사실 이 자리는 준식 씨가 보컬이라고 알려드리려고 나온 자리기도 하다”고 말했다.
실제 박준식은 억울할 만 했다. 박준식의 표현을 빌리자면 “얼굴 없는 가수”나 다름없었고, “지현우 트라우마”가 생겼을 정도였다. 단적으로 ‘사랑의 바보’ 뮤직비디오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박준식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부분임에도 화면에는 지현우의 모습이 담겼다. 뮤직비디오만 본다면 지현우가 보컬이라 생각할 만 했다.
지현우 역시 섭섭한 박준식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지현우는 “형을 부각하려고 해도 방송 쪽에서는 항상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 조금 더 불러야하지 않겠냐’고 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상황이 생기더라”고 회상했다. 이런 말을 들은 박준식은 “지금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 그 당시는 제가 20대 초반이었고…”라며 못내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날 방송에서는 더 넛츠에서는 기타를 담당했지만 음반을 낼 정도로 노래 실력이 뛰어난 지현우의 무대도 공개됐다. 지현우는 더 넛츠라는 팀으로 출연한 상황에서 자신에게 시선이 쏠릴까 우려됐는지 한 곡을 더 부르기 전 “오랜만에 멤버들이랑 하는 거라, (앞으로 부를) 이 무대는 편집해주셔도 되고요”라고 덧붙였다.
지현우의 무대가 길어질수록 슈가맨으로 출연한 더 넛츠가 아닌 지현우 개인에게 관심이 집중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자신의 노래를 편집해도 된다는 지현우의 멘트는 ‘슈가맨’이 지현우 한 명이 아니라 더 넛츠를 위한 무대라는 걸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혹시나 더 넛츠가 아닌 자신에게 집중될까 걱정하는, 더 나아가 그동안 많은 속상함을 느꼈을 보컬 박준식을 향한 지현우의 배려를 느낄 수 있는 말이었다.
[사진 = JTBC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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