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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걸그룹 여자친구가 첫 번째 정규앨범 'LOL'을 11일 냈다.
타이틀곡 '너 그리고 나'(NAVILLERA)는 소위 '학교 3부작'의 종료가 아닌 연장선이다. 교복을 입지 않았을 뿐 '유리구슬'로 시작해 '오늘부터 우리는', '시간을 달려서'를 거치며 완성한 '여자친구 스타일'을 이어 나갔다. 극적으로 애절한 멜로디와 역동적인 안무다
오히려 지난 히트곡들보다 더 긴박하다. '기-승-전-결' 대신 '기-승-결1-결2' 구조다. 32초 만에 '나비처럼 날아'로 단숨에 치고 올라 47초에 '새롭게 시작해'로 한 단계 더 뛰어오른다.
'유리구슬'과 '오늘부터 우리는'도 초반에 몰아쳤으나 '너 그리고 나'는 더 쉴 틈 없고,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멜로디로 시작하는 '시간을 달려서'에 익숙하다면 따라가기 숨가쁠 정도의 속도감이다.
이기, 용배 작곡가가 여자친구의 기본 콘셉트는 유지하면서 노래의 완급 조절로 다른 분위기를 내려 한 의도를 읽을 수 있다. 다만 무대 위에서 춤추며 노래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벅찬 속도감은 '학교 3부작'의 성공이 얼마나 큰 부담으로 작용했는지도 알 수 있다.
전작들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면, 도리어 지난해 데뷔한 여자친구의 노래 스타일이 벌써 대중의 기억 속에 뚜렷하게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겨우 2년차 걸그룹이 자신들의 음악 스타일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리더 소원은 "3, 4년 같은 색깔로 간 게 아니기 때문에 더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란 말을 했다.
'LOL' 앨범에 실린 곡들에서 다른 색깔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수록곡 중 '물꽃놀이'는 꼭 애절하지 않아도 경쾌하고, '한뼘'은 레게풍 멜로디가 유쾌하다. '바람에 날려'는 중간에 섞인 덥스텝 사운드가 다소 어색하지만 '쿵-짝 쿵-짝' 하는 독특한 리듬감이 의외로 애절함을 높이는 곡이다.
'학교 3부작' 이후 낸 이번 앨범으로 '여자친구 스타일'은 더욱 확고해진 셈이다. 주어진 숙제는 이 색깔을 유지하되 무리하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너무 빠르지 않아도, 너무 새로운 곡을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이 정도면 신인 걸그룹으로서는 독보적인 성과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쏘스뮤직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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