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연상호 감독이 데뷔 첫 실사영화로 천만관객 동원을 노리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영화 중 천만영화는 ‘명량’ ‘국제시장’ ‘베테랑’ ‘도둑들’ ‘7번방의 선물’ ‘암살’ ‘광해, 왕이 된 남자’ ‘태극기 휘날리며’ ‘변호인’ ‘해운대’ ‘실미도’ ‘괴물’ ‘왕의 남자’ 로, 모두 13편이다.
13편 가운데 재난 블록버스터는 ‘해운대’가 유일하다. 연상호 감독이 재난 블록버스터로 두 번째 천만영화를 노린다. 데뷔 영화로는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에 이어 두 번째 천만영화에 도전한다(두 영화 모두 NEW 작품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NEW가 신인감독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는 방증이다).
그가 첫 번째 타이틀을 거머쥐는 분야는 ‘좀비’다. 한국에서 처음 시도되는 좀비 재난영화로 천만영화에 도전하는 것이다. 물론, 애니메이션 출신 감독의 첫 번째 천만영화 타이틀도 거머쥔다.
사실, 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기 전까지 한국 좀비영화가 통할지 의문이었다. 좀비 장르는 이미 유행이 지나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1960년대 조지 로메로 감독의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 시리즈가 성공한 이후 좀비물은 다양한 버전으로 변주됐다. 2003년 대니 보일 감독의 ‘28일후’, 2004년 잭 스나이더 감독의 ‘새벽의 저주’, 2013년 마크 포스터 감독의 ‘월드워 Z’, 조나단 레비 감독의 ‘웜 바디스’ 등이 주목을 끌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충무로의 첫 번째 좀비 재난 블록버스터가 등장했다. 좀비물은 영화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장르 중 하나다. 호러와 연결되는 데다 섬뜩하고 잔인한 장면에 많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연상호 감독은 지난 5월 칸 영화제에서 “‘부산행’은 대중적인 코드를 목표로 만들어진 영화”라면서 “저희 장모님처럼 1년에 극장을 한 두 번 갈까말까한 보통의 관객을 염두에 두고 연출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니아적 취향을 탈피하는 데 주력했다. 먼저, 할리우드와 다른 좀비 이미지를 구현해냈다. 특히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혐오감 대신 현실적으로 와 닿는 수위로 좀비를 표현했다.
좀비에 집중하기 보다는 좀비의 창궐 속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악한 본성을 드러내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그려내는 한편 정부의 안일한 대책을 비판하며 공감을 얻은 점도 돋보인다.
그는 서울역을 출발해 부산역으로 향하는 KTX 열차 안의 비감염 승객들과 감염된 좀비들의 사투에 포커스를 맞추며 혼란을 수습하지 못하는 무책임한 정부와 소수를 희생양으로 삼는 집단의 광기 등을 담아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딸을 지키고자 하는 공유, 임신한 아내를 보호하는 마동석 등을 주축으로 절망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사투를 처절하게 그려냈다.
연상호 감독이 마니아적 취향의 소재를 대중적 코드로 바꿔 천만영화 타이틀을 손에 쥘 수 있을지 영화계 안팎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연상호. 사진 = 마이데일리DB, NEW]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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