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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MD인터뷰②]에 이어
이제 어엿한 연기돌이다. 걸그룹 걸스데이 민아는 SBS 주말드라마 ‘미녀공심이’(극본 이희명 연출 백수찬 남태진)를 통해 진정한 연기돌로 거듭났다. 때론 넘어지기도 하지만 스스로 일어나는 방법을 터득하며 타이틀롤을 맡은 부담감도 떨쳐냈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민아 역시 ‘미녀 공심이’에서 넘어짐을 반복했다. 타이틀롤을 완벽하게 해냈다는 칭찬도 달콤하지만 민아는 ‘미녀 공심이’를 통해 더 부족한 자신을 발견하며 진정한 배우로 성장하고 있다.
걸스데이 활동과 드라마 촬영은 확실히 달랐다. 민아는 “걸스데이 할 때랑 너무 다르다”며 쉽지 않았던 드라마 촬영에 대해 입을 열었다.
“걸스데이 활동 할 때는 정말 힘든지도 모르고 했던 것 같아요. 가수는 활동 기간이 길어도 4주, 5주 정도 되거든요. 근데 연기를 하다 보니까 3개월 동안 컨디션 조절을 하는게 관건이더라고요. 이 대본을 외우는 것도 일이지만 내 컨디션이 따라줘야 대본을 외우는 것도 가능했죠. 그런 부분을 좀 많이 배웠어요. 가수 활동할 때는 워낙 체력이 좋은 편이라 괜찮았는데 이번에는 비타민 챙겨 먹고 영양제 챙겨 먹고 약국 가서 비타민C 사고 할 정도였어요. 몸을 이렇게 챙겨본적이 없는 것 같아요. 살아야겠어서 그랬죠.(웃음)”
물론 컨디션 조절이 되지 못해 좌절했던 순간도 있다. 직장에서 해고된 뒤 방황을 하다 집으로 돌아와 안단태(남궁민)에게 안겨 우는 장면은 지금 생각해도 서럽다. 씨앗에 자신을 비유한 대사도 슬펐고, 당시 컨디션이 좋지 못한 탓에 제대로 연기하지 못한 것 같아 서럽기도 하다.
“초창기 때는 분량이 너무 많아서 거의 3주 동안 잠을 못잤어요. 매일 첫신, 막신을 촬영했죠. 하루에 두 시간도 못 잘 때가 많았어요. 처음 주연이다 보니 미숙한 상태에서 그런 신들이 와다다다 쏟아지다 보니까 멘탈이 나갔던 것 같아요. 그 장면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대사를 외웠음에도 불구하고 대사가 생각 안 나서 너무 힘들었어요. 그게 베스트였어요. 그 뒤로는 더욱더 정신 차리고 했던 것 같아요. 그 때 남궁민 오빠가 ‘대사를 덜 외운 거야’라고 얘기하셨는데 한편으론 억울하기도 했어요. 진짜 너무나 중요한 신인걸 알고 정말 많이 읽었거든요. 100번, 1000번을 읽었던 것 같은데 한마디로 ‘너 그거 대사 덜 외운거야’ 얘기하시니까 너무 속상했죠. 근데 나중에 더 연습해서 촬영을 하다보니 어느 순간 오빠 말이 맞다는 걸 알았요. 대사를 덜 외운 거였어요. 대사를 덜 외웠다는 의미가 무슨 느낌인지 알겠더라고요. 그 이후로 더 정신 차리고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대본을 손에서 안 뗐어요. 밥 먹으러 갈 때 화장실 갈 때 다 들고 갔어요.”
민아의 공심이는 노력 끝에 탄생한 캐릭터였다. 민아가 곧 공심이라고 느껴지는 것은 다 민아의 깊은 고민과 노력의 결과였다. 하지만 한 캐릭터가 너무 강하게 각인되면 이후 활동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을 터. 민아의 속내가 궁금했다.
“내가 갑자기 김헤수 선배님 같은 뇌쇄적인건 할 수 없다”고 밝힌 민아는 “그런 다른 역할을 하고 싶어서 한다면 너무 과욕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솔직히 제 마음은 제가 지금 해낼 수 있는, 할 수 있는 역할들을 하고 싶어요. 제가 예쁘게 보일 수 있고 잘 전달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맡아서 그것만이라도 잘 해내서 차곡차곡 조금씩 가는 게 맞다 생각해요. 지금 당장은 다른 캐릭터를 도전해본다거나 하는 건 조금은 어려운 것 같아요. 아무래도 공심이라는 캐릭터가 많은 사랑을 받았어서 공심이로 길게 보실 수는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봐주시면 오히려 저는 감사할 것 같아요. 그만큼 공심이 캐릭터가 사랑 받았다는 생각이 될 것 같고 다음은 제가 노력해 봐야죠. 공심이에 연연하지 않고 제가 집중하면 될 것 같아요.”
민아는 속이 꽉 찬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쉽지 않은 길을 걸어오고 고난과 역경을 헤쳐온 탓에 또래보다 더욱 성숙한 모습이었다. 물론 어릴 때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흔들리기도 했지만 그 안에서 자신을 다잡는 법을 배웠고, 이제 조금씩 여유를 찾는 중이다.
“내 자신이 발전하는 시간을 틈틈이 주고 싶어요. 사실 얼마전까지 조금 슬럼프가 왔었거든요. 그 때 많이 생각 했던 게 뭔가 목표를 잃은 듯한 기분이었어요. 꿈이 가수였는데 가수가 됐고, 가수가 되고부턴 1위가 꿈이었는데 1위를 했잖아요. 그러면 그 다음에는 우리가 뭘 해야 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슬럼프 기간이 왔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저 자신 방민아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는데 뭔가 내 인생으로 봤을 때는 조금 더 내가 재밌고 행복하게 살려면 한 곳에만 너무 있지 말고 내가 해보고 싶은 거 다 해보면서 재밌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고민 끝에 민아는 ‘미녀 공심이’ 전 여러 가지 취미를 만들었다. 글을 써보고 그림을 그려보고 좋은 곳을 찾아다니며 영감을 받기도 했다.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자신만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여유를 찾았다.
그는 “지금은 슬럼프가 끝났다기보다는 고민의 연속인 것 같다. 워낙 성격이 걱정도 많은 스타일이라서 고민을 계속 하고 있지만 그런 것 같다”며 “하루는 잘 될 것 같기도 하고 하루는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근데 주위 친구들도 저랑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저도 제 나이 또래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마음이 놓이고요. 고민하는 게 당연한거고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니까 그러면 고민할 때까지 해보고 싶은 거 다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요. 20대는 그렇게 생각하며 보내려고요. 실수도 하면서 살아가고 싶고 그런 20대를 가져가고 싶어요. 실수도 다 경험이 되겠죠. 제가 나중에 뭘 하고 있을지 궁금해요. 성격 자체가 안도하지 않고 저를 괴롭히는 스타일이라 아마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고민하며 살지 않을까요? 물론 제가 이렇게 살 수 있고, 노력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은 팬분들이에요. 저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저는 앞으로도 더 잘 해야 되고 잘 해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민아.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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