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말 그대로 대이변이었다.
비로 인해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가 하루 미뤄졌지만 넥센 히어로즈는 이미 77승을 거뒀다. 이는 소속팀 사령탑 염경엽 감독의 '희망 승수'였던 75승을 뛰어 넘는 수치다. 모두가 꼴찌라고 예상했지만 결과는 시즌 중반 이후 줄곧 3위였다. 넥센의 2016시즌은 반전의 연속이었다.
▲ 넥센의 2016시즌
박병호, 앤디 밴헤켄, 유한준, 손승락. 올시즌을 앞두고 구단을 떠난 선수들이다. 여기에 한현희와 조상우는 부상으로 인해 올시즌을 뛸 수 없었다.
때문에 3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넥센이라 하더라도 올시즌 좋은 성적을 예상하기란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최하위권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주축선수들이 많이 이탈한 상황에서 좋은 성적을 예상하는 사람이 이상하게 보일 정도였다.
그럼에도 염경엽 감독은 주눅들지 않았다. 속마음이야 일말의 불안감도 없지는 않았지만 시즌이 시작되자 물음표는 (기대한대로의) 느낌표로 서서히 변했다.
4월 한 달간 11승 1무 12패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버틴' 넥센은 이후 승률을 끌어올리며 48승 1무 36패로 전반기를 마쳤다. 후반기도 다르지 않았다.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순항을 이어갔고 일찌감치 3위를 확정 지었다.
새로운 얼굴들이 탄생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올해 처음 1군 무대를 밟은 신재영은 15승 고지에 올랐으며 타자 중에는 박정음이 혜성 같이 나타났다.
기존 선수들도 업그레이드됐다. 김세현은 마무리 투수를 맡은 첫 해 구원왕에 등극했으며 이보근과 김상수도 제 몫 이상을 해냈다. 고종욱과 박동원도 한 단계 성장하며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윤석민도 이제 팀내 4번 타자 자리를 굳혔으며 김하성은 지난해 아쉽게 못 이룬 20-20을 달성했다. 기존 주축선수들인 서건창과 김민성도 묵묵히 제 역할을 했다.
여기에 후반기 들어 돌아온 밴헤켄이 에이스 모드를 선보이며 성공적인 시즌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염경엽 감독과 프런트, 선수단간 조화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MVP : 신재영
올시즌 전까지 '신재영'이라는 이름을 알고 있던 야구팬이 얼마나 될까. 어떻게 보면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 1989년생 사이드암 투수인 그는 2012 신인 드래프트에서 NC에 8라운드(전체 69순위) 지명돼 프로에 들어왔다.
그는 2013년 4월 18일 트레이드를 통해 NC에서 넥센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트레이드의 경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만 신재영의 경우 송신영, 지석훈, 박정준 등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후 경찰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수행했다.
넥센은 기존 선수들의 연이은 이탈로 마운드에 자리가 많이 생겼다. 신재영은 이 수혜를 입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수혜를 입은 쪽은 신재영이 아닌, 넥센이었다.
신재영은 시즌 시작부터 강한 인상을 남기기 시작했다. 30이닝이 넘는 볼넷제로 행진 속 승승장구한 것. 전반기에만 10승을 올렸다. 후반기들어 다소 주춤했지만 변화를 주며 다시 승수쌓기에 속도를 냈다.
15승. 이로써 신재영은 기존 2009년 이현승이 갖고 있던 14승을 뛰어 넘어 구단 국내 선수 최다승 신기록을 썼다. 또 신재영 덕분에 그동안 줄곧 나온 '넥센의 최대 약점은 국내 선발진'이라는 말도 사라졌다.
[넥센 선수단(첫 번째 사진), 신재영(두 번째 사진).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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