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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은상 기자] 7차전 같은 5차전 대결이었다.
시카고 컵스는 3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5차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에서 3-2로 신승했다. 이날 승리로 컵스는 3패로 몰렸던 벼랑 끝에서 탈출, 시리즈를 6차전으로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이날 두 팀은 마치 뒤가 없는 7차전 같은 승부를 펼쳤다. 양 팀 선발투수 존 레스터와 트레버 바우어가 각각 6이닝, 4이닝을 소화한 가운데 일찌감치 불펜 싸움을 벌였다.
클리블랜드는 5회부터 마이크 클레빈저, 브라이언 쇼를 올려 컵스 타선을 봉쇄했다. 그리고 6회부터 마무리 코디 알렌을 조기 등판시켰다. 2-3으로 뒤져있었지만 뒤가 없는 승부를 했다. 알렌으로 실점을 막고 이후 역전을 노린 것이다.
컵스는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을 조기 투입해 맞불을 놓았다. 채프먼은 7회 1사 이후부터 마운드를 책임졌다. 무려 8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야 하는 상황. 마무리로서는 분명 부담이었다. 그러나 채프먼은 흔들리지 않았다. 100마일을 넘는 강속구로 클리블랜드 타선을 압도했고, 주자를 내보낸 상황에서는 침착하게 범타를 유도해 스스로 위기를 벗어났다.
8회 타석까지 소화한 채프먼은 9회에도 올라왔다. 지쳤음에도 무려 102마일짜리 공을 뿌리며 깔끔하게 3타자를 삼자범퇴로 처리해 혈투의 마침표를 직접 찍었다. 채프먼이 이날 던진 공은 무려 42개. 올 시즌 개인 최다 투구수 38개를 넘어서는 역투였다.
채프먼은 마지막 타자 호세 라미레즈를 3구만에 삼진으로 잡아낸 후 포효했다. 동시에 큰 한숨을 내뱉었다. 그가 느낀 부담감과 환희를 한 순간에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쿠바산 특급 마무리가 컵스 팬들의 108년 염원과 희망을 계속 이어가게 만들었다.
[아롤디스 채프먼. 사진 = AFPBBNEWS]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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