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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MD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홍종현은 SBS 새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극본 조윤영 연출 김규태, 이하 ‘달의 연인’) 왕요 캐릭터로 그간 작품 중 최고의 호평을 들었다. 모델 출신으로 연기를 시작해 트렌디한 배역을 주로 맡아오던 그의 사극 속 악역 변신은 새로웠고, 왕요에 완벽히 녹아든 그의 연기력이 돋보였다.
홍종현은 연기력 칭찬에 대해 “드라마나 영화를 찍으면서 그래도 1년, 2년 지나고 보니까 나름대로 내가 편해지는 게 있다”며 “현장에서 적응하는데 좀 오래 걸리는 편인데 스스로 편해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내는 노하우도 조금씩 생기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번 ‘달의 연인’ 촬영장은 또래 남자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서로 의지한 부분이 많았어요. 100% 사전제작이라 사전에 만날 수 있는 시간도 많다 보니까 감독님, 작가님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도 많았던 게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연기력 칭찬을 들을 때마다 사실 기분이 좋고 감사해요. 어떤 반응을 보여야 되지 싶을 정도로 얼떨떨할 때도 있고요. 근데 다행인 것 같아요. 예전에 시작했을 때를 생각해보면 사실 이런 악역은 처음이고 사극인데 화장과 액세서리를 화려하게 하다 보니 걱정이 더 컸어요. ‘아, 내가 괜찮을까?’,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 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좋게 봐주신 것 같아서 참 다행이다 싶어요.”
홍종현 본인의 만족도를 물었다. “60~70%에요. 분명히 아쉬운 부분도 있죠”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사실 중반부부터는 내가 보면서도 촬영할 때가 기억이 나는데 화면을 보고 내 모습을 봤을 때 ‘아, 이제 좀 편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초반에는 좀 내가 얼어 있다고 해야 하나 그런게 보여서 아쉽더라”고 밝혔다.
일부러 도전한 악역은 아니었다. 감독의 캐스팅으로 출연이 성사됐고 “이런 성격의 황자도 있고 저런 성격의 황자도 있는데 네가 왕요였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준 감독의 말이 홍종현에게 용기가 됐다. “사실 감독님이 그렇게 먼저 말씀해주시고 응원 해주셨기 때문에 좀 많이 마음을 잡고 시작 하는게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연기적으로 도전도 많이 했다. 겉모습은 물론 내면 연기에 있어서도 왕요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광기 어린 모습 역시 홍종현에게서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후반부에 시간 경과가 몇 번 있는데 자연스럽게 변하는 모습이 아닌 어느 정도 변한 모습부터 보여드려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어요. 어떻게 하면 잘 어우러질까 고민도 했었고요. 왕요가 형제들을 그 전에 죽이고 못살게 굴고 할 때부터 생각했던건 죄책감을 전혀 보이지 말자였어요. ‘나는 이렇게 태어난 사람이야’, ‘난 쟤한테 이래도돼’, ‘이건 내 거니까 당연히 내 자리지’ 이렇게 자라왔던 친구가 황제가 됐을 때 더이상 치고 올라갈 때가 없잖아요. 밑에서 누군가 자기를 노리고 있고 방어를 해야 하는 입장이 됐죠. 뭔가에 의지를 하고 싶은데 그게 주변에 없으니 미신에 의지하게 되기도 한 것 같고요. 정말 자기가 살기 위해,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서 좀 처절하게 의지하는 느낌을 가지려고 했어요.”
죽는 순간도 인상 깊었다. 눈은 빨갛게 충혈됐고, 목에는 핏대도 섰다. 강렬한 퇴장이었다. 홍종현은 “그 전에 살짝 화장은 했다”며 웃었다.
“약간 화장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눈이 빨개지고 목이 빨개지고 한 것은 저절로 나오게 된 것 같아요. 저도 제가 막 그렇게 목에 핏대가 서고 죽을 줄 몰랐어요. 근데 사실 그것도 굉장히 많이 어려워 했었어요. 죽는 연기를 해본적도 없고 이런 상황에서 두려움에 떨다가 심장마비 비슷한 거로 설정했는데 그렇게 죽은 사람은 어떤지 보거나 경험해본적이 없기 때문에 어려웠죠. 일단 저도 숨을 덜 쉬고 하면서 같이 힘들어 하면서 죽는 연기를 했어요.”
왕요에 몰입하다 보니 살도 7kg이나 빠졌다. “그렇게까지 뺄 생각은 없었는데 먹는걸 잘 챙겨 먹어도 생활 패턴이 불규칙하다 보니 살도 빠지고 근육도 빠져서 몸무게가 많이 줄었다”며 “오히려 그렇게 된게 나중에 방송보니까 죽어가는 왕요와 되게 잘 어울리더라. 일부러 뺀건 아니지만 그래도 안 어울리면 속상했을텐데 병약해진 왕요와 어울려서 개인적으로는 괜찮았다”고 말했다.
“왕요를 욕하는 댓글들이 많이 기억나요. 사실 홍종현에 대해 욕을 했으면 속상했을텐데 왕요를 욕해주시니 되게 기분이 좋더라고요. 악역인데 욕을 먹는게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왕요, 네가 독 먹고 죽어라’ 욕할 때마다 되게 기분 좋더라고요.(웃음) 왕요는 변하는 모습이 많았서 좋았어요. 처음, 중간, 끝이 다 달라서 좋았죠. 한 드라마 아에서 변화된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것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연기적으로 칭찬을 받았고, 그 역할이 악역이다 보니 ‘달의 연인’ 차기작이 부담될 법도 하다. 그는 “뭐가 되든 상관 없을 거 같다. 사실 악역을 한 번 해보니 매력이 있더라”고 운을 뗐다.
“무작정 나쁜 악역은 글쎄요.. 해보면 다를 수 있겠지만 사실 왕요는 이유 있는 악역이라 매력 있었던 것 같아요. 악역을 해보니 더 악한 캐릭터도 해보고 싶고 반대되는 밝고 웃긴 캐릭터도 해보고 싶어요. 근데 제가 하고싶다고 해서 사실 되는게 아니니까 찾아주시길 기다리고 있죠. 이번 작품으로 사람들한테 칭찬을 많이 듣다 보니까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감이 조금더 생기긴 하는 것 같아요. 어떤 모습을 더 보여드려야 될까, 어떤걸 하는게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고민을 계속 하죠. 다음 작품이 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고를 수 있는 입장은 아니라 긍정적으로 기다리면서 설레고 있어요. 죽어라 열심히 해야죠.”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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