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아이다'가 돌아왔다. 지도자란 무엇인가,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뮤지컬 '아이다'는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 파라오의 딸인 암네리스 공주, 그리고 두 여인에게 동시에 사랑 받는 장군 라다메스의 전설과도 같은 러브스토리를 소재로 하는 작품. 오랜 준비를 거쳐 2012년 공연 후 4년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 '아이다'의 중심을 이루는 내용은 사랑이다. 그러나 더 깊고 포괄적으로 봤을 때 '아이다'는 '지도자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나라를 빼앗긴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가 지도자로서 다시 일어나고, 이집트의 암네리스 공주가 자신을 깨고 나와 진정한 지도자가 되는 과정이 인상 깊다.
'아이다'는 이전부터 공연된 작품이지만 어지러운 사회와 이를 이끄는 지도자는 늘 존재하기에 더 와닿고 공감된다. 그런 가운데 진짜 지도자의 면모를 보여주며 보는 이들에게 귀감이 된다.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는 나라를 빼앗겼지만 자기 중심을 잃지 않는다. 물론 실의에 빠지고 자신에 대한 믿음이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자신만을 바라보는 국민들을 보며 다시 일어나고, 지도자의 무거운 짐을 스스로 짊어진다.
아이다는 국민들의 꿈이고 희망이다. 이를 잘 알고 있고 자신을 믿고 있는 국민들을 아낀다. 운명적으로 만나는 이집트의 라마데스 장군과의 운명적인 사랑 앞에서도 국민이 더 먼저다. 물론 라마데스 장군과의 러브 스토리도 아름답게 그려지지만 지도자로서 주체 의식을 갖고 살아가는 아이다가 더 깊은 인상을 남긴다.
변화하는 암네리스 역시 지도자의 역할을 설명하는 캐릭터다. 국민들에게 화려한 모습으로 환상을 심어주느라 미처 깨닫지 못했던 진정한 지도자의 역할을 아이다를 통해 알아 간다. 걱정 없이 자신을 꾸미는데만 신경 썼던 암네리스는 난세 속에 진정한 지도자로 거듭난다.
라다메스 장군도 아이다와의 사랑으로 인해 변화하는 인물. 정복하고 개척해나가는 것에만 심취해 있던 그는 아이다를 만나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된다. 이에 주어진 삶에 안주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는 삶을 택하게 된다.
아이다는 자신 역시 혼란스럽지만 난세 속에서 지도자로서 자신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이는 아이다 자신의 올곧은 뜻을 지킬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까지도 변화하게 만든다. 현 시대에 '지도자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내놓는 인물이 아이다다.
'아이다'는 이번 시즌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출연 배우를 캐스팅한 만큼 최고의 실력을 자랑한다. 타이틀롤 윤공주는 강인하면서도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민우혁 역시 이제는 대극장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고, 아이비는 제 몸에 꼭 맞는 캐릭터로 매력을 발산한다.
앙상블 역시 '아이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실력파들. 특히 이들의 무용은 화려함과 처절함을 동시에 표현하며 무대를 꽉 채운다. 화려한 무대 의상은 이집트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려냈고, 그 어느 때보다 넘치는 에너지가 무대를 압도한다.
뮤지컬 '아이다'. 공연시간 165분. 내년 3월 11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사진 = 신시컴퍼니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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