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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역시 메이저리그는 메이저리그다.
2017시즌 메이저리그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되는 한국선수는 8명(추신수-텍사스, 류현진-LA 다저스, 강정호-피츠버그, 오승환-세인트루이스, 김현수-볼티모어, 박병호-미네소타,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최지만-뉴욕 양키스)이다.
그러나 코리안리거들의 연초 분위기가 심상찮다. 8명 중 소속팀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선수는 오승환과 추신수 정도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 풀타임 마무리 활약이 기대된다. 추신수는 작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7년 1억3000만달러를 받는 베테랑 메이저리거로서 기본적인 대접을 받는다고 봐야 한다.
나머지 6명은 전망이 마냥 밝다고 볼 수 없다. 그나마 강정호와 김현수가 조금 나은 편이다. 그런데 변수가 있다. 강정호는 작년 시카고 성폭행 스캔들과 서울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명확한 결론이 나오면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피츠버그 구단으로부터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주전 3루수 입지는 흔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생긴 부정적인 이미지는 강정호가 평생 안고 가야 할 짐이다.
김현수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 언론들은 김현수가 올 시즌에도 오른손 외야수 조이 리카드와 플래툰 시스템 적용을 받을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다. 심지어 볼티모어는 이번 오프시즌에 왼손 외야수 세스 스미스도 영입했다. 올 시즌에는 왼손 투수에게 약하다는 편견을 깨야 한다.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롱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목이다.
나머지 4인방의 입지는 더욱 불안하다. 류현진은 2015년과 2016년 어깨, 팔꿈치 부상 및 수술로 단 1경기 등판에 그쳤다. LA 언론들은 올 시즌 류현진의 선발로테이션 포함을 장담하지 않았다. 클레이튼 커쇼, 마에다 겐타, 리치 힐의 1~3선발은 확실하다. 훌리오 줄리아스, 스캇 카즈미어, 브랜든 맥카시, 알렉스 우드, 브룩 스튜어트, 로스 스트리플링 등 4~5선발 후보들은 차고 넘친다. 류현진이 올 시즌에도 부활하지 못하면 LA 다저스로부터 어떤 처분을 받을지 장담할 수 없다.
황재균과 최지만은 메이저리그 40인 엔트리 진입을 보장 받지 못했다. 최지만은 LA 에인절스에서 지명할당 된 뒤 FA를 선언, 뉴욕 양키스와 계약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포함된 스플릿 계약이다.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한 황재균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은 시범경기서 인상적인 활약을 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올 시즌 내내 메이저리그서 뛰지 못할 수도 있다. 뉴욕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는 전통의 명문구단들이다. 황재균과 최지만 포지션이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은 건 맞다. 그러나 어차피 타격이 좋은 대체 자원은 언제든 찾을 수 있다.
이런 상황서 박병호마저 5일 날벼락을 맞았다. 그는 지난해 미네소타와 4년 1200만달러에 계약했다. 메이저리그 계약이었다. 그러나 류현진, 김현수와는 달리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없었다. 작년에도 부진과 부상으로 마이너리그서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40인 엔트리에서 빠졌다. 미네소타는 구원투수 멧 벨라일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박병호를 지명할당 했다.
박병호의 향후 거취를 두고 미네소타 언론들의 이런저런 전망이 나온다. 나머지 29개 구단이 클레임을 걸 수 있는 1주일 동안 박병호의 새 소속팀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박병호를 데려갈 구단이 없을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3년 875만달러를 떠안을 팀이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박병호가 미네소타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이면 스프링캠프서 본인 말대로 죽기살기로 해야 메이저리그 40인 엔트리 재진입을 노릴 수 있다.
박병호도, 황재균도 KBO리그서 한 획을 그었거나 그에 준하는 깊은 인상을 남긴 타자들이다. 세부적인 약점들도 있지만, 장점이 더 많은 타자들이다. 김현수는 지난해 왼손 투수에게 인상적인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본래 왼손 투수에게 약하지 않다.
메이저리그는 역시 메이저리그다. 구단들은 그들의 기준으로 실적이 확실하지 않은 선수들에겐 칼 같이 냉정하다. 힘 좋고 장타력 갖춘 선수들, 정교한 타자들은 얼마든지 보유했다. 운도 따라야 하지만, 자신만의 확실한 무기도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특히 풀타임 메이저리그 활약을 장담할 수 없는 박병호, 황재균, 최지만은 몸 값 높은 선수들보다 적은 기회를 확실히 살려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실망할 필요도 없다. 처음부터 메이저리그가 쉬운 리그라고 생각한 선수는 없었을 것이다. 어차피 시범경기부터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들 중 가장 화려한 족적을 남긴 박찬호도 1994년과 1995년에는 마이너리그서 뛰었다.
[박병호(위), 최지만(가운데), 황재균(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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