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기태 감독은 어떻게 대처할까.
임창용은 올 시즌에도 KIA 마무리로 출발했다. 그러나 초반 페이스가 다소 좋지 않다. 4경기서 3이닝 8피안타 4볼넷 3탈삼진 3실점이다. 1승1패1세이브1홀드에 블론세이브 2개, 평균자책점 9.00. '창용불패'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다.
임창용은 산전수전을 겪은 마무리투수다. KBO리그, 일본, 미국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남다른 배짱과 경기운영능력을 겸비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지난해 불법도박 징계를 받고 KIA 유니폼을 입은 이후 지속적으로 불안하다.
작년에는 상황이 특수했다. 징계를 소화하면서 전반기를 날렸다. 퓨처스리그 등판 없이 몸을 만들었다. 1군 복귀 이후 실전 공백의 후유증이 있었다. 어느 정도 실전을 소화하고 몸이 풀리면서, 시즌 막판에는 꽤 위력적인 볼을 던졌다.
그래도 전체적인 경쟁력이 서서히 떨어지고 있다는 게 야구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그럴 수밖에 없다. 어느덧 만 41세다. 패스트볼 구위만 해도 150km대 중~후반을 오갔던 시절과는 거리가 있다. 대부분 140km대 초~중반이다. 구위가 떨어지면서 변화구의 예리한 맛도 예전과는 차이가 있다. 때문에 결과를 떠나서 거의 매 경기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한다.
KIA 필승계투조를 살펴보자. 파이어볼러 한승혁이 시범경기를 통해 성장했다. 좌완 심동섭의 시즌 출발은 한승혁 이상이다. 또 다른 우완 박지훈도 재활과 군 복무를 마치고 본격 가세했다. 이들이 핵심 멤버다.
그러나 이들은 안정적으로 한 시즌 동안 필승계투조 임무를 소화한 경험이 거의 없다. 여전히 실전을 통해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래서 임창용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
시즌은 길다. 혹시 젊은 필승계투조 투수들이 흔들릴 때, 임창용이 중심을 잡아줘야 KIA 불펜이 안정적으로 운용될 수 있다. 김기태 감독이 임창용을 올 시즌에도 마무리로 낙점한 것도 이런 부분을 고려한 결과라고 봐야 한다.
그래서 김 감독이 현 시점에서 흔들리는 임창용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하다. 8일 광주 한화전서는 충격요법을 썼다. 3-1로 앞선 9회초 임창용이 1실점하자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기고 심동섭을 투입했다. 심동섭이 1점 리드를 지키면서 세이브를 챙겼다.
임창용이 흔들리는 걸 마냥 지켜보지는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즌 초반이다. 충격패 혹은 역전패를 해도 만회할 여력이 충분히 있다. 올 시즌 KIA는 객관적 전력이 강해졌다. 하지만, 장기레이스는 팀 분위기도 중요하다. 시즌 초반이라고 해도 잡아야 할 경기는 꼭 잡고 넘어가야 한다.
김 감독에게 놓인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8일 경기처럼 임창용을 기본적으로 메인 마무리로 기용하면서, 투구내용과 경기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심동섭이나 한승혁 등을 또 다른 마무리로 기용할 수 있다.
임창용에게 페이스를 끌어올릴 시간을 충분히 주면서 실리도 챙길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다. 임창용이 살아나면, KIA 불펜도 동시에 안정감을 끌어올릴 수 있다. 다만, 9일 경기처럼 벤치의 기민한 대처가 상당히 중요하다.
만약 이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예를 들면 일시적인 보직 교체나 일시적인 재충전) 임창용의 사기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팀을 위한 최적의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다만, 김 감독으로선 즉흥적으로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
[임창용.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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