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본인이 납득해야 한다."
KIA 임창용은 10일 광주 넥센전을 앞두고 1군에서 말소됐다. 자진 말소였다. 임창용은 9일 광주 넥센전서 ⅓이닝 3피안타 1탈삼진 3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승부처에 마운드에 올랐으나 난타 당하면서 팀 패배 원인을 제공했다.
임창용이 올 시즌 2군에 내려간 건 처음이다. 그만큼 스스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는 의미다. 사실 올 시즌 기록 자체가 좋지 않다. 25경기서 4승4패6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5.06.
3일 대구 삼성전서도 1이닝 3피안타 2탈삼진 2사사구 1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마무리투수 복귀 이후 5월 21일 두산전부터 1일 NC전까지 6경기 연속 실점하지 않았으나 갑작스럽게 다시 흔들렸다.
구위가 예전같지 않다. 그러나 지난 2~3년간 부진했을 때 패턴과는 또 다르다. 당시만 해도 2군행이든, 보직 변경이든 한 차례 조정 후에는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 그에 비하면 올 시즌에는 기복이 있다.
김기태 감독은 베테랑들을 확실하게 예우한다. 특권을 주는 게 아니다. 경기 준비 및 휴식 등의 루틴을 거의 터치하지 않는다. 임창용 역시 본인이 2군행을 자청하지 않았다면 쉽게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임창용의 결단을 믿고 기다리기로 했다. 17일 광주 LG전을 앞두고 "본인이 납득해야 한다. 그래야 올라올 수 있다. 준비가 제대로 될 때 보고가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임창용은 곧 퓨처스리그서 실전 등판을 갖는다.
제대로 준비가 됐을 때 다시 1군에 올라가겠다는 게 임창용 입장인 듯하다. 물론 임창용이 1군에 올라가고 싶다고 해서 곧바로 1군행이 이뤄진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도 김 감독은 임창용의 의중을 최대한 존중할 듯하다.
그때까지 KIA 필승계투조는 김윤동이 마무리를 맡는다. 최근 페이스가 올라온 한승혁이 메인 셋업맨으로 뛰면 된다. 여전히 선발투수들과 야수들의 공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임창용이 잠시 조정할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다. 김윤동과 한승혁이 나름대로 불펜 중심을 잘 잡고 있다.
결국 임창용이 자존심을 회복하는 길은 2군에서 밸런스와 구위를 재조정한 뒤 1군에 돌아와서 제 몫을 하는 것이다. 아직도 시즌은 절반 이상 남아있다. NC와의 선두다툼은 이제 시작이다. 여전히 KIA 마운드서 임창용이 해야 할 일은 많다.
[임창용.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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