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어둡고 비관적이다. 그는 하자가 있는 주인공들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던져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시스템은 견고하고 무너지지 않는다. 인물은 시스템에 휘두리거나 맞선다. ‘옥자’ 역시 육식 시스템에 부딪히는 이야기다.
“결말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어요. 씁쓸한 잔상을 느끼는 분들도 있고, 그런 가운데서도 희망을 보는 사람들도 있고요.”
동물해방전사 액티비스트들이 도살장을 습격해 돼지들을 해방시키는 결말도 생각해봤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현실의 우울한 모습일지라도 인정하고, 작은 희망을 바늘구멍처럼 뚫어놓고 오는게 적절한 결말이라고 생각했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날, 이수교차로를 지날 때였어요. 고가도로 밑에 낄 정도로 큰 동물이 떠올랐죠. 시무룩한 얼굴이었어요. 누가 괴롭혀서 여기까지 왔을까 상상했죠. 여기에 산골소녀가 수억원 상당의 거대 산삼을 팔러 가는 이야기를 결합한게 ‘옥자’예요. 처음엔 작게 찍으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까 이렇게 커져버렸네요(웃음).”
‘설국열차’에 이어 ‘봉자’까지 스케일이 큰 영화를 8년 동안 찍느라 지쳤던 것일까. 그의 다음 작품은 ‘기생충’이다. 알려준 정보는 딱 네 가지. ‘마더’ 정도의 사이즈, 100% 한국어, 가족 이야기, 송강호의 허락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
“‘옥자’를 잘 마무리 해야죠. 지금까지 한국에서 세 번 칸과 미국에서 두 번, 일본에서 한 번 했으니까 기자회견만 8번 했네요. 너무 많은 말을 했어요. 재개봉하는 기분이 들어요(웃음).
[사진 제공 = 넷플릭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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