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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삼성은 리카르도 라틀리프에 이어 마키스 커밍스까지 부상으로 결장했다. 그러나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그리고 오리온은 끝내 극복했다.
커밍스는 25일 SK전 4쿼터 막판 속공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변기훈의 다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왼 발목을 다쳤다. 대체선수를 알아볼 정도로 심각한 부상은 아니다. 그러나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
커밍스는 라틀리프가 치골염으로 이탈한 뒤 실절적인 오펜스 리더였다. 삼성은 순식간에 라틀리프와 커밍스를 모두 잃었다. 그러나 베테랑 김동욱과 문태영이 움직였다. 김동욱의 결정력과 문태영의 이타적인 움직임이 돋보였다.
선수층이 얇은 오리온은 김동욱을 막을 카드가 마땅치 않았다. 김동욱은 스크린을 타고 잇따라 컷인 득점, 드라이브인 득점을 올렸다. 오리온의 수비 미스였다. 또 김태술과 최윤호가 엔드라인에서 건넨 패스를 김동욱과 칼홀이 곧바로 점수로 연결했다. 문태영도 철저히 김동욱과 연계플레이를 펼쳤다.
그런데 삼성은 크고 작은 실수가 잦았다. 라틀리프와 커밍스가 빠진 상황서 실질적인 공격루트는 외곽. 그러나 철저히 외면했다. 때문에 달아나지 못했다. 버논 맥클린은 칼홀이 막으면서 국내선수들이 트랩을 들어갔다. 그러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오리온은 2쿼터에 맥클린과 저스틴 에드워즈를 앞세워 서서히 주도권을 잡았다. 6분53초를 남기고 에드워즈가 우중간에서 패스를 띄웠고, 맥클린이 앨리웁 덩크슛과 상대 반칙까지 얻어냈다. 자유투가 들어가지 않았지만, 경기흐름이 오리온으로 넘어간 시점.
삼성은 앞선에서 에드워즈의 스피드를 제어하지 못했다. 에드워즈는 순간적으로 수비수를 벗겨낸 뒤 리버스 레이업을 터트렸고, 맥클린의 속공 덩크슛을 도왔다. 에드워즈는 3쿼터 초반에는 최진수와 두 차례 좋은 장면을 만들었다. 최진수의 골밑 득점을 돕는 절묘한 어시스트에 이어 최진수의 랍패스를 앨리웁 덩크슛으로 연결했다.
삼성은 칼홀을 3쿼터 7분30초만에 뺐다. 파울이 3개였다. 4쿼터를 대비하고, 국내선수들로 스피드를 끌어올리겠다는 심산. 그러나 오리온은 흔들리지 않았다. 맥클린의 수비리바운드와 아울렛 패스, 전정규의 감각적인 터치패스가 에드워즈의 덩크슛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5분58초를 남기고 상징적인 장면이 나왔다. 맥클린이 김태술의 공을 감각적으로 긁어냈다. 곧바로 공격으로 전환했고, 좌중간의 전정규에게 내줬다. 완벽한 오픈 3점슛 찬스. 이때 전정규가 머뭇거렸다. 그러자 맥클린이 골밑에서 전정규를 바라보며 박수를 쳤다. 박스아웃을 할 테니 마음 놓고 슛을 시도하라는 의미.
비록 전정규의 3점포는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오리온의 좋은 케미스트리가 확인된 장면이었다. 그리고 이때 에드워즈가 공격리바운드에 가담, 슛동작 파울을 얻어냈다. 이후 오리온은 제공권까지 장악했다. 에드워즈와 맥클린이 잇따라 팁인 덩크슛을 터트렸다. 제공권 장악과 함께 덩크슛으로 삼성의 추격 기세를 완벽히 잠재운 두 방이었다.
삼성이 4쿼터 초반 김동욱과 문태영을 앞세워 다시 정비했다. 휴식을 취한 칼홀도 재투입. 그러나 맥클린이 삼성의 반격을 억제했다. 허일영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덩크슛을 터트렸다. 삼성의 지역방어 전환도 의미 없었다.
삼성은 경기종료 5분25초전 김동욱과 문태영을 뺐다. 사실상 전력을 다하지 않겠다는 의미. 오리온은 여유 있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22점차 완승. 삼성은 김동욱과 문태영, 두 베테랑의 분전에도 현실적인 전력 손실은 무시할 수 없었다. 오리온이 아무리 약하다고 해도 에즈워즈, 맥클린의 위력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외곽슛에만 의존하지 않는 최진수의 폭넓은 활동량도 돋보였다. 특히 맥클린의 3쿼터 박수는 오리온의 기세를 살린, 의미심장한 액션이었다.
[맥클린. 사진 = 고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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