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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이제 아티스트의 경계는 사라졌다. 장르 불문, 만능 등의 수식어도 의미 없는 시대다. 다양한 분야를 동시에 소화하며 열정을 불태우는 아티스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셰프 겸 모델 오스틴강의 행보가 특히 눈에 띈다.
오스틴강은 현재 서울 연남동에서 레스토랑 '엘레브'(ELEVE) 운영과 함께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셰프와 모델이라는 직업의 경계를 무너뜨린 장본인인 것. 그의 열정은 어느 분야에서든 폭발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케이블채널 올리브 '마스터셰프 코리아 시즌4'(이하 '마셰코4')에 출연해 관심을 모았던 오스틴강은 지난해 레스토랑 '엘레브'를 열었다. 모델 및 아티스트 매니지먼트인 몰프매니지먼트와 손잡고 레스토랑 운영과 모델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스틴강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레스토랑 운영, 쿠킹 클래스, 모델 활동 등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그는 "오너 셰프니까 더 힘들다. 모든 것을 관리해야 하니 그렇다"고 운을 뗐다.
"오후 5시에 오픈하는데 그 전에 와서 준비하고 청소해요. 새벽 1시가 다 돼서야 문을 닫고 정리하죠. 잠깐 자다가 매일 새벽 재래시장 가서 장도 보고, 그 와중에 운동도 꼭 해요. 한국 재료에 대해 잘 알아야 하기 때문에 꼭 직접 가서 장을 보죠."
모델 활동과 병행하고 있지만 오스틴강이 현재 제일 힘을 쏟고 있는 것은 레스토랑 운영. 오픈한지 9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맛집으로 소문난 것은 오스틴강의 이런 열정 때문이다. 오스틴강 역시 "정말 열정 때문에 한다"고 말할 정도다.
"'엘레브'(ELEVE)는 프랑스어로 학생이라는 뜻이에요. 배우겠다는 제 의지가 담겨 있죠. 뭘 하려면 준비가 되어야 하고 자신감이 있어야 해요. '엘레브'를 차리고 나서 좀 더 배우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사실 오스틴강이 처음부터 요리를 전공한 것은 아니었다. 요리를 좋아했고, 호텔 레스토랑 매니지먼트를 전공했지만 셰프의 길을 걷기 위함은 아니었다. 때문에 오스틴강은 대학 졸업 후 지금의 그와는 거리가 먼 IT 회사에 근무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스틴강에게 일반 회사는 맞지 않는 옷이었다. 돈도 잘 벌고, 근무 환경도 좋았지만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결국 그는 일을 그만두고 요리를 배워보기로 했다. 개인적으로도 안 좋은 일들이 많았던 탓에 당시를 떠올린 오스틴강은 "그때 정말 슬럼프였다. 정말 제 인생에서 제일 낮았던 포인트"라고 고백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한국말을 아예 몰랐어요. 부모님이 한국에 대해 잘 안 알려주셨거든요. 하지만 전 항상 한국에 가고 싶었죠. 너무 궁금했어요. 하지만 그때 슬럼프였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정말 힘들었어요. 한국에 사는데도 한국말을 잘 몰랐고 일을 그만두니 돈도 못 벌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도 안 좋은 일이 있다보니 미국에 다시 가고싶진 않았고, 한국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하던 시기였어요."
고민을 거듭하던 오스틴강은 자신이 순수하게 좋아했던 요리를 떠올렸다. 호텔 레스토랑 매니지먼트 전공을 한 만큼 홀에서 일한 경험은 있지만 주방에서 일해본적은 없었던 그였기에 '한 번 해보자'라는 결심을 하게 됐다.
"레스토랑을 차리고 싶었어요. 근데 그러려면 요리를 배워야 하니까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게 됐죠. 처음엔 멕시칸 정통 요리 레스토랑에서 시작했어요. 그때 정말 일을 많이 했지만 너무 스트레스 받고 로우(low) 포인트였던 때라 주방에서 오히려 집중할 수 있었어요. 다른 거 신경 안 쓰고 음식에만 집중하면서 잊은 거죠."
슬럼프에서도 자연스럽게 벗어났다. 가족처럼 지낸 동료들과 자신이 열심히 만든 요리를 맛있게 먹는 손님들의 피드백이 좋았다. 매일 똑같은 것을 하니 이런 저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돼 좋았다. 요리를 시작하고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
[MD인터뷰②]에 계속
[셰프 겸 모델 오스틴강.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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