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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용인 김진성 기자] "지역방어를 준비했다."
다미리스 단타스는 KB에 전술적으로 아주 중요하다. 박지수와 더블포스트를 구축하면서 미스매치 공격을 할 수 있고, 상대 빅맨을 외곽으로 끌고 나와 스페이싱 게임을 유리하게 전개하는 장치를 제공하기도 한다. 장신에 정확한 외곽슛, 패스센스도 수준급이다.
그런 단타스가 7일 우리은행전서 발목을 다쳤다. 10일 KEB하나은행전, 14일 신한은행전에 이어 17일 삼성생명전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KB는 20일 선두 우리은행과 중요한 일전을 앞뒀다. 아마도 우리은행전을 대비, 단타스를 아끼려는 의도.
안덕수 감독은 삼성생명전을 앞두고 "지역방어를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전서도 공격이 풀리지 않자 지역방어로 흐름을 돌린 전력이 있다. 더구나 삼성생명은 여전히 엘리사 토마스와 국내선수들의 연계플레이가 원활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국내선수들의 외곽슛 역시 기복이 있다.
안 감독으로선 매치업 우위를 많이 누리지 못하는 대신 지역방어로 체력을 최대한 안배, 승부처에 대비하려는 의도였다. 예고대로 KB는 1쿼터 초반부터 꾸준히 지역방어를 사용했다. 토마스와 박하나를 집중적으로 막고 공격력이 떨어지는 강계리나 다른 국내선수들에겐 섀깅을 하며 느슨하게 마크했다. 삼성생명은 KB 지역방어에 고전했다. 연계플레이가 원활하지 않았다.
KB도 공격이 썩 잘 풀리지는 않았다. 모니크 커리가 고립되다 터프샷을 던지는 케이스가 많았다. 삼성생명은 배혜윤, 김한별, 엘리사 토마스, 허윤자 등 박지수 수비를 돌아가면서 맡았고, 외곽은 스위치로 대응하며 버텼다.
결국 수비전으로 진행된 전반전은 삼성생명의 우세였다. 삼성생명은 KB 지역방어에 고전하다 2쿼터 중반 박하나가 두 차례 연속 터프샷을 꽂으면서 흐름을 장악했다. 허윤자의 기습 3점포와 스틸에 이은 박하나의 속공 득점이 있었다.
그에 앞서 2쿼터 중반에는 고아라의 스틸이 토마스의 골밑 득점으로 연결된 장면이 있었다. 그동안 삼성생명의 속공과 얼리오펜스는 토마스가 독점하는 경향이 강했다. 파괴력은 있지만, 국내선수들이 고립되면서 전반적인 공격 잠재력을 분출하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
토마스는 이날 국내선수들의 찬스를 잘 봤다. 특유의 코스트 투 코스트 속공이 많지 않았다. 패스 연결 과정에서 실책도 있었지만, 2쿼터부터 토마스와 국내선수들의 효과적인 얼리오펜스가 자주 나왔다. 국내선수들도 넓게 코트를 활용하면서 팀 오펜스를 극대화했다.
결국 삼성생명은 3쿼터에 KB 지역방어를 무너뜨렸다. 레이첼 할리비가 신스틸러였다. KB는 지역방어를 하면서 박지수가 할리비를 마크했다. 그러나 할리비를 느슨하게 마크하고 토마스에게 겹수비를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때 할리비가 3쿼터 초반 골밑슛과 사이드슛으로 연속 6득점한 게 승부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할리비는 3쿼터 종료 31.9초전 박지수가 덮치자 차분하게 페이크로 대응하면서 자유투를 얻기도 했다. 3쿼터 종료 버저비터 골밑슛도 넣었다.
KB는 더 이상 지역방어를 쓸 수 없었다. 삼성생명의 맨투맨에 패스게임으로 대응했으나 오픈찬스를 많이 놓쳤다. 패스미스도 잦았다. 박지수를 보유했지만, 리바운드도 압도하지 못했다. 3쿼터에 단타스의 공백이 그대로 드러났다. 커리의 개인기량에 의존했다.
그러나 KB는 4쿼터에 다시 한번 힘을 냈다. 삼성생명의 수비 응집력이 떨어진 사이 연계플레이 효율성을 높였다. 박지수가 커리의 3점포를 도왔고, 김보미가 박지수의 골밑 득점을 지원했다. 김민정이 삼성생명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들어 커리의 패스를 받고 골밑 득점한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KB는 심성영보다 커리가 경기를 운영할 때 팀 오펜스가 잘 돌아간다.
반면 삼성생명은 공격에서도 응집력이 떨어졌다. 김한별이 속공 레이업슛을 놓쳤고, 오픈 찬스에서 외곽포도 연이어 놓쳤다. KB 박지수는 토마스의 페이크에 속지 않고 골밑에서 최대한 버텨냈다. 박하나의 슛을 블록하기도 했다. 그러자 삼성생명 공격 리듬이 또 다시 떨어졌다.
경기종료 2분17초전. 삼성생명 김한별이 리바운드를 잡은 뒤 커리의 4반칙이 나왔다. 허윤자가 토마스의 패스를 받고 점수를 만들었다. 그러나 1분44초전 커리에게 반칙을 하면서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오히려 KB 김민정, 박지수가 귀중한 수비리바운드를 걷어내면서 승부를 마무리했다. KB는 커리를 중심으로 4쿼터 팀 오펜스가 살아났다. 결국 커리가 경기를 마무리했다. 67-63 승리.
반면 삼성생명은 추격이 필요할 때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경기 막판 리바운드, 수비 응집력 저하가 패인이었다. 토마스가 외곽슛이 좋지 않은 약점도 부각됐다.
[KB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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