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대표팀 진실공방, 마녀사냥만 남았다

[마이데일리 = 평창특별취재팀]이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대표팀의 팀추월 경기 결과는 뒷전이 됐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진실공방만 남았다.

2018 평창올림픽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진실공방에 휩싸였다. 지난 19일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가 발단이 됐다. 노선영-김보름-박지우가 출전한 팀 추월 경기서 레이스 종반 김보름과 박지우는 노선영을 고려하지 못한 질주를 펼쳤고 결국 노선영은 혼자 뒤쳐져 경기를 마쳤다. 팀 종목인 팀추월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다양한 의혹이 쏟아졌다.

팀 추월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대한빙상연맹은 20일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백철기 감독과 함께 김보름이 참석했다. 반면 노선영은 참석하지 않았다.

백철기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시합전에 '더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 중간에 가는 것보단 속도를 유지시켜 뒤에서 따라가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노선영이 나에게 직접 전했다. 내가 판단했기 때문에 결과는 나의 책임이다. 1500m 경기 결과가 좋았고 컨디션이 좋아 선수 본인의 제안을 수락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선영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고 이어 백철기 감독은 또다시 노선영의 주장을 반박했다. 선수와 선수 사이의 불화를 넘어 감독과 선수의 진실공방으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백철기 감독은 20일 기자회견에 참석해 노선영의 기자회견 불참 이유에 대해 "나오기 전에 나에게 연락이 왔다. 너무 몸살이 심해서 올 수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백철기 감독의 말이 사실이라면 노선영은 자신의 입장을 전하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한 것이 된다. 노선영은 지난 19일 열린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도 말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두번의 기회를 놓친 노선영은 기자회견 이후 방송사를 통해 자신이 주장을 전달했다. 만약 노선영이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 외부의 압력이 있었다면 후폭풍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자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21일 오후 팀추월 순위결정전을 앞두고 있지만 감독과 선수의 진실공방까지 더해져 팀 분위기는 극에 달한 상황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빙상협회에 있다. 노선영이 빙상협회의 행정적인 착오로 인해 올림픽 출전이 번복된 끝에 대표팀에 재합류했고 파벌 의혹이 수면위로 올라섰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내부 균열도 점점 커졌다. 결국 평창올림픽을 치르면서 선수와 선수의 불화가 선수와 감독의 진실공방으로 확대됐다. 백철기 감독의 말이 사실이라면 노선영은 자신의 주장을 코치진에게 관철시켜 작전을 변화시켰지만 오히려 자신이 그 작전을 수행하지 못한 꼴이 된다. 반면 노선영의 말이 사실이라면 대표팀 감독이 선수에게 잘못을 넘기려한 것이 된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에 출전한 김보름은 경기에서 드러난 내용 뿐만 아니라 이후 인터뷰로 인해 더 큰 비난을 받고 있다. 김보름은 팀추월 레이스 종반 팀 성적을 위해 자신이 목표로 했던 랩타임을 끊기 위한 스퍼트를 펼쳤다. 그런 김보름을 박지우는 뒤따랐지만 노선영은 큰 격차를 보이며 처졌던 것도 사실이다. 선수들간 동료애가 없던 모습도 그대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팀추월 경기 결과는 중요하지 않은 일이 됐다. 중요한 올림픽 경기날에 진실게임이 펼쳐지는 상황이다. 그 진실게임의 끝에는 마녀사냥이 기다리고 있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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