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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눈물에 여러 의미가 있다."
KCC 하승진은 지난달 31일 SK와의 4강 플레이오프 2차전 막판 벤치에서 눈물을 흘렸다. 당시 KCC는 SK에 패배했다. 억울함, 아쉬움의 눈물이었다. 그런데 1일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승리 직후에도 눈물을 흘렸다.
하승진은 3차전 직후 "나이가 들었나 보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 "경기가 끝날 때 눈물이 났다. 눈물에 여러 의미가 있다. 확실한 건 2차전과는 다른 눈물이었다는 점이다. 다음 경기에도 오늘과 같은 의미의 눈물을 흘리겠다"라고 말했다.
3차전 눈물은 기쁨의 눈물이었다. 하지만, KCC는 여전히 1승2패로 코너에 몰렸다. 하승진이 기쁨의 눈물을 두 번 더 흘려야 한다. KCC가 4일 4차전서 지면, 하승진은 2차전과 같은 의미의 눈물을 흘리고 시즌을 마감한다.
하승진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 위한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쉽게 말해 본인이 실전서 잘 할 수 있는 걸 그대로 구현하면 된다. 여전히 언더바스켓에서 공을 가진 하승진의 위력을 제어할 수 있는 팀, 선수는 없다.
하승진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에는 패스가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두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일단 하승진이 골밑에서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경우다. 수비수와의 자리선정에서 밀려나면 앞선에서 하승진에게 볼을 투입하는 건 부담스럽다. 하승진이 공을 잡고 드리블을 많이 하는 건 수비수의 스틸 가능성을 높인다. 공격시간만 잡아먹는다.
때문에 하승진은 공을 잡고 곧바로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는 위치, 즉 골대 바로 밑에 자리를 잡는 게 가장 중요하다. 3차전서 그런 경우가 몇 차례 있었다. 전태풍이나 이정현이 절묘하게 띄워준 패스를 공중에서 잡아 그대로 점수로 연결했다. 이건 예나 지금이나 절대로 다른 팀이 막을 수 없다. 최소한 슛 동작 자유투를 얻는다.
반대로 하승진이 자리를 잘 잡아도 제때 패스가 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순간적으로 가드들이 하승진을 놓치거나, 이번 4강 플레이오프의 경우 SK 수비수들이 이중으로 에워싼 경우다. 기본적으로 SK는 하승진에게 더블팀을 하지 않는다. 김민수가 최대한 1대1로 버틴다. 도움수비에서 파생되는 KCC 노련한 공격수들의 외곽 파괴력을 의식한 조치.
하지만, 하승진이 골밑에 완벽하게 자리를 잡으면, 특히 막판 승부처라면 SK 수비수들이 이중으로 견제할 수밖에 없다. 놔두면 곧바로 실점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실제 2차전 그 과정서 SK 장신포워드들의 파울이 늘어났다.
하승진은 그럴수록 몸싸움을 많이 하면서 더 많은 파울을 유도했고, 위치선정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하승진을 전담마크한 김민수는 3쿼터에 5반칙으로 물러났다. 결국 3차전 막판 하승진의 위력은 배가됐다.
에밋과 하승진의 2대2도 필요하다. 현대농구는 일반적인 포스트업에 대한 수비법이 상당히 발달했다. 하승진이 포스트업을 하더라도 스크린을 걸어준 뒤 움직이면서 해야 상대 수비밸런스가 무너질 가능성이 커진다. 에밋도 하승진의 스크린을 받으면 다른 동료의 그것보다 그만큼 공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 하승진도 "에밋에게 스크린을 더 많이 걸어주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SK는 김민수가 하승진을 잘 막는다. 최준용, 최부경에 급하면 안영준까지 하승진 수비에 나설 수 있다. 아무래도 KCC는 하승진이 막힐 때 SK 특유의 빠른 트랜지션에 의한 4대5 게임이 부담스럽다. 1~2차전서 SK가 이길 때 KCC는 하승진에 의한 부작용이 부각됐다.
그렇다고 KCC가 하승진을 빼면 SK는 190cm 이상의 장신포워드들을 대거 배치할 수 있다. 그럴 경우 KCC에 오히려 미스매치가 발생한다. 즉, KCC로선 하승진을 빼는 게 능사가 아니다. 하승진에 의한 강점을 확실히 살리는 게 중요하다. 어차피 트랜지션 약점은 고칠 수 없다. 점수를 줄 때 주고 철저한 언더바스켓 공략으로 만회하면 된다. 그래서 추승균 감독도 "서두르지 말고 승진이를 활용하면 된다"라고 말한다.
MBC 스포츠플러스 최연길 해설위원은 "일각에선 KCC가 SK를 이기려면 하승진을 빼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러면 결국 자신들의 장점을 죽이는 결과다. 이 시리즈는 스피드(SK)와 높이(KCC) 싸움이다. 3차전서는 높이가 이겼다. KCC는 하승진을 써야 한다. 장점을 살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4일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서 하승진이 흘릴 눈물의 성격은 이런 대목들에서 갈린다.
[하승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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