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선발야구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롯데는 지난 8일 잠실 LG전에서 가장 이상적인 투수 운용으로 승리를 챙겼다. 선발투수 펠릭스 듀브론트가 6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한 뒤 오현택-진명호-손승락이 각자에게 부여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뒷문을 지켰다. 듀브론트는 승리, 오현택과 진명호는 홀드, 손승락은 세이브를 각각 신고. 롯데는 마운드 안정화에 힘입어 LG를 8연패에 빠트리고 2연승을 달렸다.
시즌 초반 롯데의 최대 고민은 불안한 선발진이었다. 박세웅, 송승준의 부상 이탈, 외인 듀오의 부진 등이 맞물리며 초반 20경기서 선발승이 불과 1승에 그쳤던 것. 선발야구를 하지 못한 대가는 컸다.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며 추격조와 필승조의 경계가 모호해졌고, 타자들은 초반부터 벌어진 점수 차를 극복하는데 애를 먹었다. 조원우 감독은 “선발투수에게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경기를 할 수 있을 정도만 만들어주면 되는데…”라며 선발야구를 간절히 염원했다.
조원우 감독의 간절함이 통했을까. 롯데는 최근 7경기서 선발진의 안정화와 함께 5승 2패를 거두며 공동 5위에 반 경기 뒤진 7위까지 도약했다. 조 감독의 말대로 선발투수가 초반을 버텨주자 짜임새 있어진 타선과 구위가 살아난 필승계투진의 역할이 시너지효과를 냈다. 쉽게 말해 선발투수가 제 역할을 해주니 승리가 이렇게도 수월한 것이었다.
먼저 레일리가 불운과 부진을 딛고 3일 KIA전서 7이닝 2자책으로 부활했고, 골칫거리였던 듀브론트는 1일 KIA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첫 승을 신고한 뒤 전날 LG까지 잡고 2연승을 달렸다. 김원중은 5일 SK를 만나 6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역전승을 뒷받침. 대체 선발 노경은의 호투도 값졌다. 이 기간 롯데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3.26으로 리그에서 가장 낮다.
이는 주축 전력이 빠진 상황에서 거둔 결과라 의미가 있다. 롯데 선발진이 지금보다 더욱 견고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이다. 일단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한 송승준이 전날 퓨처스리그서 첫 등판해 5이닝 1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쳤고, 롯데의 첫 선발승 주인공인 윤성빈이 2군서 휴식을 마치고 9일 LG전에서 복귀한다. 여기에 토종 에이스 박세웅도 복귀를 향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후반기 레일리-린드블럼-박세웅-송승준-김원중으로 이어지는 수준급 선발진을 구축하며 가을야구에 도달했던 팀이다. 시즌 초반은 지난해와 너무도 다른 모습에 계획이 틀어졌지만 약 30경기의 적응기 끝에 당시의 견고함을 되찾아가고 있다. 조 감독은 "선발투수가 좋은 역할을 해주니 결과도 쉽게 따라온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펠릭스 듀브론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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