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칸] "때 빼고 광낸, 유아인"…'버닝' 최고 평점 가능했던 이유

[마이데일리 = 칸(프랑스) 김나라 기자] "'버닝' 덕에 배우로서 생긴 때가 벗겨진 기분이에요."(유아인)

17일 오후(현지시각) 제71회 칸영화제에서는 경쟁부문 진출작 '버닝'의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연출을 맡은 이창동 감독과 출연 배우 유아인·전종서·스티븐 연, 그리고 제작사 파인하우스필름 이준동 대표가 참석했다.

'버닝'은 16일 월드 프리미어 이후 연일 폭발적인 호평 세례를 받고 있다. 유력한 황금종려상 수상 후보작이라는 게 전 세계 영화인들의 반응이다. 다수의 매체에서 내린 별점만 봐도 최고점, 또 최고점 기록 행진이다. 특히 칸영화제 공식 데일리 소식지인 스크린데일리 사상, 역대 최고 평점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4점 만점에 가까운 3.8점을 차지했다.

이 같은 반응의 중심엔 단연 8년을 기다린 관객들에게 작품성으로 화답한 이창동 감독이 있지만, 유아인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다. 그야말로 미(美)친 연기력을 과시, 전세계에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줬다. 외신의 주목이 당연한 이유다.

유아인은 극 중 종수 역할을 연기했다. 택배 회사 아르바이트생이자 소설 작가를 꿈꾸는 인물이다. 우연히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내면 연기가 이토록 섬세할 수 있을까. 유아인은 무력감과 분노에 사로잡힌 종수 그 자체로 변신해 스크린을 활보했다. 특히 이전 작품들에서 선보였던 청춘의 얼굴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창동 감독을 만나 한단계 도약한 유아인이다. 그는 "이창동 감독님은 촬영장에서 '이 세계의 신'이었다. 그렇게 기능하고, 존재한다는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그 안에서 연기하면서 그동안 배우로서 끼어 있던 때가 벗겨지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라고 표현했다.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청춘의 이면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유아인은 "종수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내적으로, 연쇄적으로 폭발시킨다. 이 모습이 더욱 현실적이라고 느껴졌다. 분명 우리 청춘들 또한 이렇게 내면에 분노를 품고 있을 것이다. 표현하기란 쉽지 않을 거다. 그래서 종수의 절제된 감정이 더욱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사진 = 김나라 기자 nara927@mydaily.co.kr, 파인하우스필름]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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