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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조민수의 표정이 밝았다. 일부터 태닝을 한 듯한 피부는 건강미가 넘쳤다. “쉽게 타는 체질”이라며 웃었다. 세월이 비껴간 것일까. 그는 영화 ‘마녀’에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히어로물의 악역으로 열연했다.
'마녀'는 시설에서 수많은 이들이 죽은 의문의 사고, 그날 밤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고 살아온 고등학생 자윤(김다미) 앞에 의문의 인물이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 조민수는 극 중 자윤의 과거를 알고 있는 박사 닥터 백 역할을 맡았다.
“박훈정 감독에게 고맙죠. 원래 남자배우가 하기로 돼 있었어요. 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도, 닥터 백 캐릭터를 제안했더라고요. 신났죠(웃음).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뻔한 역할이 아니어서 더 좋았어요.”
닥터 백은 “위에서 하라는 대로” 일을 처리한다. 히어로물에 전형적으로 등장하는 미치광이가 아니다. 박훈정도 이 영화에서 유일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민수는 ‘갑질’하는 정도의 느낌을 갖고 연기했다. 유명 정치인 두 명을 섞어 놓은 인물이라고 했다.
‘마녀’는 익히 알려진대로 속편을 암시하며 끝난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시리즈물이 아니었지만 촬영 중간에 바뀌었다. 라스트신을 추가로 찍었다. 더 흥분됐다. 속편에선 다른 이미지로 연기할 수 있으니까.
“요즘은 착한 히어로물이 안 먹혀요. ‘데드풀’ 보시면 알잖아요(웃음). 슈퍼히어로무비 개봉할 때마다 다 봤어요. 그런데 히어로가 너무 많아 어렵더라고요.”
‘마녀’는 시사회 이후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후반부 액션 시퀀스는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문 명장면으로 가득하다는 평이다. 조민수 역시 “게임을 즐기는 10대와 통하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저는 이 영화가 제 연기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저만의 생각이죠. 영화는 제작사, 투자사 등 다른 분들의 평가가 중요하거든요. 그들이 저를 믿고 캐스팅해야 연기를 할 수 있으니까요. 예전에는 조바심을 냈지만, 지금은 안 그래요. 40대 이후부터 기다리고 버티는 지혜를 얻었거든요(웃음).”
[사진 제공 = 워너브러더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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