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야구는 투수놀음.’
이미 야구계에서 진리처럼 여겨지는 정설이다. 투타의 조화가 가장 이상적인 방향이지만 매 시즌 보면 마운드가 강한 팀은 좀처럼 상위권 밖으로 밀려나지 않았다. 실제로 올해 전반기를 봐도 팀 평균자책점 상위 5개 팀이 5강을 형성한 반면, KIA, 롯데, 삼성 등은 팀 타율 상위 5위에 들었지만 마운드의 부진 탓에 중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전반기를 8위(37승 2무 47패)로 마감한 롯데는 팀 평균자책점 역시 8위(5.35)를 기록했다. 올해는 선발, 불펜 모두 뚜렷한 장점이 없다. 선발과 불펜 평균자책점이 모두 9위로 처진 상황. 지난해 선발-계투-마무리 순의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팀 타율 4위(.287)에 6월 KBO리그 월간 최다 팀 홈런 기록을 경신하는 등 매서운 공격력을 뽐냈지만 불안한 마운드로 번번이 고개를 숙였다.
일단 선발 5명의 유기적인 짜임새가 부족했다. 롯데의 전반기 선발승은 17승으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다. 1위 두산과의 격차는 무려 25승. 듀브론트-레일리 원투펀치가 9승 합작에 그쳤고, 이들이 등판한 34경기에서도 팀은 14승 20패에 그쳤다. 여기에 돌아온 박세웅이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으며 김원중은 여전히 잦은 기복에 시달렸다. 롯데의 전반기 퀄리티스타트는 26회로 이 역시 리그에서 가장 적다.
부담은 고스란히 불펜투수들에게 넘겨졌다. 오현택-진명호-손승락 순의 새 필승조를 앞세워 승승장구하던 롯데는 6월부터 얇은 선수층으로 인한 이들의 체력적 한계에 부딪혔다. 진명호가 손승락이 한 차례씩 2군에 다녀왔고, 추격조와 필승조의 모호한 경계 속에 6회부터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경기가 잦았다. 그 결과 롯데는 전반기 역전패(25패), 블론세이브(14개), 평균 경기 시간(3시간 31분) 등 각종 불명예 기록들의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후반기 롯데의 기적적인 반등 뒤에는 마운드의 안정화가 있었다. 타선이 조금 부진해도 마운드가 실점을 최소화하니 승리가 찾아왔다. 롯데는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넥센에 무려 5경기 뒤진 채 전반기를 마감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을 향한 희망을 접기엔 이르다. 롯데는 남은 58경기에서 지난해 후반기의 대반등을 꿈꾸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마운드의 안정이 시급해 보인다.
[롯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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