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LG의 후반기 행보가 심상치 않다. 어느덧 5할 승률이 붕괴될 위기에 놓였고 4위 자리 역시 위태롭다. 한때 2위 경쟁을 펼쳤던 SK와의 주말 2연전을 모두 내준 LG는 5연패 수렁에 빠져 53승 53패 1무로 힘겹게 5할 승률과 4위를 유지하고 있다.
우선 LG의 후반기 부진 요인으로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을 꼽을 수 있다. 불펜의 핵심 요원인 김지용이 팔꿈치 부상으로 4주 재활 진단을 받았고 외국인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오른쪽 대퇴부 안쪽 근육 인대 부분 손상으로 또 공백을 보이고 있다.
투수진의 전체적인 부진 또한 LG를 괴롭히고 있다. 이제는 헨리 소사와 타일러 윌슨이 등판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후반기 팀 평균자책점 6.96으로 최하위인 LG는 결국 후반기 팀 타율 .306로 3위인 타선에 기대야 하는 상황까지 직면했다.
그러나 타선 역시 지쳐가는 기색이 역력하다. 후반기 타율 .404인 가르시아를 제외하면 LG의 후반기 팀 타율도 .296로 떨어진다. 그나마 후반기에서도 맹타를 휘두르는 이천웅(.429)과 채은성(.394)이 분전하고 있지만 이들 외에는 전체적으로 페이스가 떨어져있다.
후반기 타율이 .229로 처진 박용택의 부진이 치명적이다. 가르시아의 부상으로 다시 3번 타순으로 돌아왔으나 아직 부진 탈출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류중일 LG 감독은 "외부에서 말들이 있지만 내 생각엔 가르시아 말고는 3번 대안이 없다"며 박용택을 3번타자로 기용할 생각임을 밝혔다.
박용택이 지명타자 자리를 차지하면서 지쳐가는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도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류 감독은 이에 대해서도 "팀에 박용택만한 지명타자가 없다. 올해는 아시안게임 브레이크가 있으니 그때까지 버티면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까지 11경기가 남은 LG는 '전력질주'를 선언하고 있으나 결과는 기대와 다르게 나오고 있다.
류 감독은 LG에서도 한번 주전으로 정한 선수들을 꾸준히 기용하는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웬만해서는 교체도 잘 하지 않는다. 3-12로 대패했던 지난 5일 잠실 SK전에서도 컨디션 난조로 중도 하차한 김현수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9회까지 풀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왕조를 구축했던 삼성 시절과 지금 LG의 전력을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으며 올해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체력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김현수는 후반기 타율 .323를 치고 있지만 그에 대한 팀의 의존도가 높아 컨디션 난조 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다. 올해 KBO 리그에서 유격수 포지션으로 가장 많은 106경기에 출전한 오지환도 지쳐가는 것은 마찬가지다. 안타깝게도 선수단의 '뎁스(Depth)' 면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LG이기에 주전 의존도는 심해질 수밖에 없으며 이에 대한 대안도 부족해 결국 무더위 레이스에서 처지고 있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전까지 브레이크가 없는 LG의 행보가 위태로운 이유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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