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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폭염을 식힐만한 스릴러가 나왔다. 8월 여름시장의 복병으로 꼽힌 ‘목격자’는 예상대로 ‘이웃의 무관심’을 고발하는 현실감 있는 스릴러로 관객의 목덜미를 서늘하게 만든다. 판타지 블록버스터 ‘신과함께-인과연’, 실화 첩보극 ‘공작’과는 뚜렷한 차별화를 내세우며 무더위에 강한 스릴러의 장점을 살렸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새벽 2시에 참혹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목격자 상훈(이성민)은 살인마 태호(곽시양)와 눈이 마주치자 얼른 숨는다. 태호의 보복이 두려워 뒤로 물러서기만 하던 상훈에게 형사 재엽(김상호)이 다가와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증언을 해달라고 요청한다. 아내(진경)와 딸을 보호하기 위해 끝까지 입을 다물었던 상훈은 태호의 추가 살인에 조금씩 마음이 흔들린다.
‘목격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스릴러의 긴장감을 팽팽하게 조인다. 해고지 당할까봐 전전긍긍하는 상훈의 불안한 심리를 파고들어 살얼음 걷는 듯한 위기감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목격, 부정, 협박, 2차 살인, 추격으로 이어지는 플롯이 긴박감 있게 흘러간다.
문이 열릴 때 누가 들어오고 나올지 모르는 엘리베이터, 어디선가 낯선 사람이 튀어나올 것 같은 긴 복도, 일단 현관문을 들어서면 퇴출구가 없는 방 구조 등 아파트의 특성과 동선을 영리하게 활용한 점도 돋보인다.
이성민은 누구나 이해할만한 평범한 가장 역을 리얼하게 연기했다. 실제 유사한 사건이 벌어졌을 때 보통사람이 상훈과 같이 행동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성민의 연기는 흡인력을 발휘한다. 평소 따뜻하고 부드러운 캐릭터로 각인됐던 곽시양은 냉혈한 살인마 캐릭터를 인상적으로 소화했다.
‘목격자’는 괜히 끼어들어 복잡한 일에 얽히고 싶어하지 않는 요즘 세태에 경종을 울린다. 집값 떨어질까봐 걱정하는 이웃 주민들의 차가운 눈빛은 이 영화의 또 다른 공포로 다가온다. 당신이라면 용감하게 증언할 수 있겠는가. ‘목격자’가 묻는 질문이다.
[사진 제공 = NEW]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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