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최창환 기자] 한때 대표팀에서 외면 받았지만, 어느덧 없어선 안 될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군 복무 중인 이승현이 프로무대에 이어 국제대회에서도 가치를 증명해보이고 있다.
이승현은 17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17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2019 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 2라운드 맞대결에 선발 출전, 공수에 걸쳐 제몫을 했다. 한국은 ‘라건아’ 라틀리프(41득점 17리바운드 3스틸)의 활약을 더해 103-66으로 승, 예선 전적 6승 2패를 기록했다.
이날 이승현의 최종기록은 11득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이었다. 출전시간이 21분 58초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생산성을 보여준 셈이다.
기록으로 매겨지지 않는 항목도 돋보였다. 이승현은 골밑에서 부지런히 몸싸움을 펼치며 라틀리프의 부담을 덜어줬고, 라틀리프의 찬스를 잘 살려준 선수 가운데 1명도 이승현이었다.
직접 공격을 시도할 법한 상황에서도 동료들의 찬스를 먼저 살핀 이승현은 시리아의 수비가 느슨해졌을 때만 효율적인 공격을 시도, 한국의 공격에 기여했다. 최근 열렸던 요르단전에 이어 다시 공수에 걸쳐 존재감을 보여준 셈이다.
이승현은 용산고 시절부터 한국 농구의 미래를 이끌 유망주로 꼽혔던 선수다. 고려대 시절에는 리더십도 발휘, ‘두목호랑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탄탄한 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이승현은 고려대 4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4년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최종명단에서 제외됐다. 이승현은 비교적 꾸준히 대표팀에 선발돼 테스트를 받아왔지만, 유재학 당시 대표팀 감독은 고심 끝에 이승현 대신 허일영을 최종멤버로 선발했다. 3점슛에 대한 갈증 때문이었다.
이전에도 유재학 감독으로부터 3점슛을 지적받았던 이승현은 이후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프로 데뷔 후 가치를 증명해보였다. 2014-2015시즌 신인상을 수상하며 화려한 데뷔를 알렸고, 2년차인 2015-2016시즌에는 고양 오리온을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었다.
프로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만큼, 이승현은 2015년부터 꾸준히 대표팀에 선발됐다. 이어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는 홈&어웨이 A매치를 통해서도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오세근(KGC인삼공사), 김종규(LG), 이종현(현대모비스)이 부상으로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승현은 현 대표팀에서 라틀리프의 가장 든든한 골밑파트너임이 분명하다.
이승현은 인천아시안게임 최종명단에서 제외돼 병역혜택을 못 받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는 출전했지만, 한국이 동메달에 그쳐 2019년 1월에 만기 전역하게 됐다.
아쉬울 법도 하지만, 이승현은 “일찍 팀(오리온)으로 돌아가면 좋았겠지만, 괜찮다. 이미 1년이 넘게 군 생활을 해왔다. 남은 복무기간을 잘 마무리하고 팀으로 돌아가겠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전역까지 단 4개월 남았다. 프로무대에서 잠시 공백기를 갖고 있는 이승현의 진정한 전성기가 펼쳐질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승현. 사진 = 고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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