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한 때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가고 싶어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은퇴 후 선수들의 무덤이 되어버렸다. 퍼거슨 시절에 수십배가 되는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지불하며 영입에 나섰지만 대부분이 올드트래포드에서 재능을 낭비하고 있다.
주제 무리뉴 감독과 폴 포그바의 불화가 맨유를 흔들고 있는 가운데, 해당 구단 스카우트들은 현재의 맨유 분위기에서 선수 영입을 추진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영국 익스프레스는 2일(한국시간) 익명의 맨유 스카우트 인터뷰를 인용해 “작금의 맨유는 다른 선수들이 더 이상 오고 싶지 않은 팀이 됐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포그바에서 시작된 불화는 알렉시스 산체스로 번져 이제는 선수단 전체의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시즌 유일하게 유럽 베스트11 골키퍼에 이름을 올린 다비드 데 헤아도 7경기 12실점으로 평범한 골키퍼로 전락했다. 로멜루 루카쿠가 4골로 제 몫을 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추락하는 맨유를 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과거 맨유는 선수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는 구단 중 하나였다. 퍼거슨 감독의 아이들로 불리는 데이비드 베컴, 폴 스콜스, 라이언 긱스, 니키 버트, 게리 네빌 등은 유스부터 1군까지 올라가며 맨유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포르투갈의 재능 있는 소년 중 하나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퍼거슨 감독의 부름을 받고 맨유에 입단해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라섰다. 루드 판 니스텔루이, 웨인 루니, 네마냐 비디치, 마이클 캐릭, 박지성도 맨유에 와서 훨씬 큰 선수가 됐다.
하지만 퍼거슨 은퇴 이후 맨유는 선수들의 무덤이 됐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유럽 정상에 올랐던 앙헬 디 마리아는 쫓겨나듯 파리생제르맹(PSG)으로 떠났고, 네덜란드 최고 재능이었던 멤피스 데파이도 맨유를 탈출한 뒤 프랑스 올림피크 리옹에 다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밖에도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모건 슈나이덜린, 아드낭 야누자이, 마르코스 로호, 마테오 다르미안, 안데르 에레라, 후안 마타, 앙토니 마살, 에릭 바이, 헨리크 미키타리안, 빅토르 린델로프, 마커스 래쉬포드 등까지 누구 하나 성공적인 영입이라 평가할 만한 선수가 없다. 심지어 이들은 맨유에서 모두 발전은 고사하고 퇴보만 했다.
아스널 레전드인 이안 라이트는 “래쉬포드는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적합하다. 맨유를 떠나 선발로 꾸준히 뛸 수 있는 팀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게리 네빌도 “특정 포지션에서 100경기 이상을 뛰어야 한다. 지금처럼 여러 포지션을 뛰어선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최고 유망주로 꼽히던 마샬도 맨유로 와서 정체에 빠져 있다. 한때 킬리안 음바페보다 앞선 재능으로 평가됐지만, 이제는 프랑스의 월드컵 우승을 그라운드 밖에서 지켜보는 신세로 전락했다.
맨유에서 기회를 잡고 못하고 유벤투스로 떠나 ‘검은 지단’이란 칭호까지 얻었던 포그바도 친정팀으로 돌아온 뒤로는 ‘환호’보다 ‘비판’을 더 많이 받고 있다. 유벤투스가 포그바를 잘 활용했던 점을 감안하면, 맨유가 포그바를 다시 데려와 재능만 낭비했다고 보는 게 더 옳다.
당장에 라이벌 구단을 들여다봐도 맨유가 얼마나 선수들의 재능을 낭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 아래서 라힘 스털링, 르로이 사네, 케빈 데 브라위너는 한 단계 더 성장했다. 그리고 위르겐 클롭 감독은 첼시에서 실패했던 모하메드 살라를 득점왕으로 만들었다.
리버풀 레전드이자 영국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인 제이미 캐러거는 “솔직히 맨유가 다시 상승세를 탈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무리뉴가 떠나도 달라진 맨유를 기대하긴 어렵다”며 퍼거슨 이후 꼬여버린 선수 영입 정책과 운영이 맨유를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 = AFPBBNEWS]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