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고동현 기자] 비록 2년간의 동행을 끝내지만 나쁜 이별은 아니다.
SK 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은 1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올시즌까지만 SK 감독을 수행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유는 가족 때문이다.
힐만 감독은 지난 두 시즌간 KBO리그에서 활동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1990년부터 2001년까지 뉴욕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감독을 맡았으며 2008년부터 2010년까지는 캔자스시티 로열스 사령탑이었다.
이후에도 LA 다저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벤치코치를 맡아 돈 매팅리 감독과 A.J. 힌치 감독을 보좌했다.
때문에 힐만 감독이 SK로 올 때도 MLB.com 등 다수의 매체에서 이 소식을 다뤘으며 지난해 뉴욕 양키스, 올해 LA 에인절스 감독 후보로 언급되기도 했다.
결국 힐만 감독은 SK 감독직을 올해까지만 수행하기로 했다. 그렇다고 얼굴을 붉히며 헤어지는 것은 아니다. 힐만 감독은 기회가 될 때마다 SK 프런트와 선수단에게 고마움을 드러낸 바 있다.
에인절스 감독 후보로 언급됐을 때에도 "사실 2017년에 앞서 한국에 올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지금 감독을 하고 있다. 우리 코칭스태프, 프런트, 선수들을 모두 사랑한다. 한국에서 아주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서도 SK 구단과 프런트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여러차례 드러냈다. 다만 "SK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미국에 있는 가족이 더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하며 가족이 미국 유턴을 결정한 이유라고 밝혔다.
힐만 감독은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가족사까지 언급했다. 힐만 감독은 "2005년에 일본에서 감독을 할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머니의 나이는 68세였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현재 아버지의 나이는 84세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 아버지가 재혼을 하셨다. 올시즌 초에 새 어머니가 넘어지면서 다치셨다. 또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어머니를 아버지를 보살피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알츠하이머병을 겪고 있는 사람보다 보호하는 사람이 일찍 사망할 경우가 60%라고 한다.아버지가 어머니를 혼자 보살피고 있는 일도 힘들고 내가 1만 1000km 떨어진 곳에서 케어를 해야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가족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SK는 힐만 감독에게 재계약 제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힐만 감독은 "구단과 프런트와 수 차례 미팅을 하면서 구단의 입장을 이야기를 들었다. 구단도 내년에 돌아오기를 바랐고 나 역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라며 "구단으로부터 원한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제의를 받은 일에 대해서는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오랜 고민 끝에 최종 결정은 가족이었다.
SK로서도 힐만 감독이 일찌감치 미국 컴백을 밝히며 차기 감독을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나쁘게 헤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선수들이 동요할 가능성 역시 적다.
'웃으며 안녕'을 택한 힐만 감독이 남은 포스트시즌 역시 성공적으로 치르며 기분 좋게 SK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
[SK 트레이 힐만 감독.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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