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2018년, 여성 영화인들의 활약상은 어땠을까. 전년과 비교해 빛나는 성취를 보여줬다는 자평이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CGV명동에서는 '2018 여성 영화인 축제'가 열렸다. 한국 영화 성 평등 센터 '든든'과 2018년 여성 영화인의 활동을 결산하여 발표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지난 3월 공식 개소한 든든은 그동안 영화 산업 내 성희롱·성폭력 신고 및 상담과 피해자 지원(법률지원, 의료상담) 사업과 영화 산업 내 성폭력 예방교육 사업의 현황과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설립된 센터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임순례 감독이 명필름 심재명 대표와 공동 센터장을 맡고 있다.
이날 임순례 감독은 "든든은 궁극적으로 한국 영화 성 평등 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출범한 센터"라며 "지난 3월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개소했는데 현재 차근차근 메뉴얼을 만들어나가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내년엔 올해의 경험을 바탕 삼아 이름 그대로 든든한 활동을 훨씬 펼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영화진흥위원회에서도 큰 관심을 보여주시고 있기에 같이 협력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나가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이후 든든 측은 영화 산업 내 성희롱·성폭력 상담 및 신고 접수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이들에 따르면 미투 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한 직후 3월에 가장 많은 상담 및 신고가 접수됐다. 3월은 총 11건이었으며 이달을 제외한 2월부터 12월까지는 평균적으로 매월 2건 이상의 접수를 받았다.
이 접수건 중 전문위원이 나서 대면 상담을 진행한 사건이 17건, 든든의 자문변호사와 무료법률상담을 진행한 사건은 12건이었다. 중재 요청을 받은 사건의 경우, 일부는 중재에 성공하였고 일부는 실패하여 피해자/신고인이 그 결과를 수용하는 것으로 종결됐다.
든든에서 접수된 사건들 32건 중 종결 건은 23건이며 피해자가 사건 처리 결과를 수용하여 종결된 건이 17건, 잠정적으로 종결된 건이 6건이다.
뒤이어 등장한 심재명 대표는 "올해 여성 감독의 연출작은 총 22편이었다. 이중 상업 영화 연출 편 수는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 방수인 감독의 '덕구', 이언희 감독의 '탐정: 리턴즈', 이지원 감독의 '미쓰백' 총 4편에 불과했다"라고 되짚었다.
그는 "10년이 지나도록 여성 감독의 숫자는 전체의 5~10%를 넘지 못하고 있다. 특히나 올해는 여성 이슈가 표출된 한해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우리가 대중의 시선과 바람을 따라가지 못하는 건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투의 강타로 문화 전반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음에도 나아지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주목할 만한 점은 영화진흥위원회 내에서 성 평등 소위원회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여성 영화 지원에 관한 정책 개발과 고민하는 소위가 될 것 같다. 여성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가 굉장히 크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심재명 대표는 "상업 영화 편수를 보면 여전하지만 올해 여성 주연의 영화들에 대해 여성 관객들의 지지와 응원이 남달랐다. 상업적 성취와 더불어 작품 평가도 남달랐고 어쨌든 빛나는 성취를 보여줬다고 자부한다. 과거와 비교하면 변화가 있었다.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내년이 여성 영화인 축제가 20주년을 맞는데 좀 더 힘 있는 목소리를 내겠다. 한국영화 산업 안에서 성 평등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여성 영화를 지지하는 것이 다양성을 확보하고 선진적인 문화로서 제대로 수용할 수 있는 길이 아닌가 싶다"라고 밝혔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