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전성기 시절)그 생각을 안 해서 좋아진 것 같아요."
LG 강병현의 전성기는 KCC 시절이었다. 장신 슈팅가드로서 리그 동 포지션 톱 레벨의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수준급 속공가담, 돌파력, 수비력을 고루 뽐냈다. 그러나 KGC 이적 후 부상이 잦았다. 결정적으로 2016년 2월 아킬레스건 파열로 이탈한 뒤 좀처럼 기량을 찾지 못했다. LG로 이적한 올 시즌 초반에도 그랬다.
아킬레스건 파열은 운동능력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 이후 강병현의 운동능력은 확실히 예년만 못하다. 장점을 잃으면서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줘야 했다. 그러나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고, 위기가 찾아왔다.
LG는 시즌 중반까지 제임스 메이스의 비중이 컸다. 손목과 무릎에 부상한 메이스가 무리한 플레이를 줄이고 패스, 스크린 비중을 높이면서 팀 농구가 살아났다. 베테랑 조성민이 살아났고, 조쉬 그레이도 짧은 출전시간에 파괴력을 최대치로 발휘한다.
LG는 멤버구성상 3번이 아킬레스건이다. 강병현이 채워야 베스트 시나리오. 강병현은 스스로 많은 생각을 했고, 현주엽 감독과 면담도 했다. 그 결과 2월 이후 서서히 팀 공헌도를 높였다. 여전히 개인기록은 눈에 띄지 않지만, LG 내부적으로 강병현에 대한 믿음, 만족도가 높아졌다.
플레이 스타일이 바뀌었다. 강병현은 공을 갖고 하는 플레이에 익숙했지만, 화려한 멤버의 LG에서 받아먹는 플레이에 치중한다. 후반에 3점슛 1~2방이 팀에 큰 도움이 된다. 수비에선 예전의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힘 있는 마크를 하지 못해도, 영리한 움직임이 눈에 띈다. 2일 KGC전의 경우 저스틴 에드워즈 수비를 충실히 해냈다.
강병현은 "생각을 해봤다. 몸이 예전처럼 되는 건 아니다. 예전 KCC 시절에 1옵션, 에이스라는 말을 들었지만, '경기를 이길 수 있게 하는 선수인가?'라는 생각도 들더라. 그 정도 선수는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이후 더 이상 전성기를 떠올리지 않기로 했다. 현재의 몸 상태, 팀 전력구성에 맞는 움직임,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는 것으로 마음을 바꿨다. 현주엽 감독은 "병현이가 전성기를 의식하지 않고 하면서 더 좋아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현 감독은 "병현이가 팀에 굉장히 많이 도움이 된다. 조성민과 2~3번 수비를 스위치하면서 잘 해주고 있다. 예전엔 운동능력도 좋았고 개인기량으로 득점도 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기도 쉽지 않고 팀도 망가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강병현은 "감독님이 면담을 통해 그 말씀(전성기 생각을 하지 않아서 잘 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 나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한 시즌도 있었는데, 감독님의 얘기를 듣고 내려놓기로 했다. 예전처럼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수비를 하지 못하지만, 이젠 팀 디펜스와 상대 분석을 통해 패스 길을 자르는 방식으로 수비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LG 관계자는 "강병현이 수비5걸에 들어갈 수 있는 정도"라고 수비 위주의 팀 퍼스트 마인드를 칭찬했다. 강병현은 "그렇게 평가해주면 감사하다. 아직 부활한 정도는 아니다. 작년보다는 나아지고 있다. 공이 오면 자신 있게 쏜다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강병현이 조금씩 존재감을 발휘하면서 LG도 좀 더 단단해지고 있다.
[강병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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