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LG가 시즌 막판 안정된 경기력을 선보이는 것에 제임스 메이스, 조쉬 그레이의 작은 변화를 무시할 수 없다.
메이스는 시즌 중반까지 무리한 플레이가 잦았다. 김종규, 조성민, 김시래 등 수준급 국내선수들의 기량을 극대화하지 못하면서, 팀 공격루트가 단순해진 측면이 있었다. 그런데 메이스는 오른 손목을 다친 뒤 왼손으로 자유투를 던진 1월10일 현대모비스전부터 서서히 달라졌다. 무리한 플레이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3점슛을 거의 시도하지 않고, 패스와 스크린 빈도를 높였다.
전략적으로 메이스의 3점슛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러나 LG는 메이스의 외곽슛 옵션을 사용하지 않아도 재능이 풍부한 국내선수들이 있다. 메이스가 스크린을 하기 시작하면서 조성민의 외곽슛이 살아났고, 패스를 하면서 김종규, 김시래, 그레이 등 다른 선수들의 득점력도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했다. 결국 LG는 공격력을 극대화하면서 잘 나간다.
LG를 상대하는 팀은 메이스를 이중, 삼중으로 마크하면서 극단적으로 골밑으로 좁히는 수비를 한다. 메이스가 패스 빈도를 높이는 걸 알면서도 이 전략을 완전히 포기할 수 없다. 메이스 특유의 '우겨넣기' 때문이다. 메이스는 수비수가 2~3명이 붙어도 어떻게든 골밑슛으로 연결, 최소한 자유투를 얻어낸다. 자유투가 좋지 않은 약점이 있지만, 메이스의 변화는 팀에 플러스 요인이 크다.
여전히 손등에 붕대를 감고 경기를 소화한다. 현주엽 감독은 "(2월 28일)삼성전을 앞두고 연습을 하다 넘어지면서 발등을 다쳤다.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닌데, 집중견제를 잘 참아준다. 정신력과 책임감이 있는 선수다. 예전보다 많이 희생한다. 팀이 달라진 것에 메이스의 달라진 마음가짐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라고 진단했다.
그레이에게도 변화가 엿보인다. 시즌 초반 그레이는 2~3쿼터 20분 정도만 뛰는 루틴(단신 외국선수 규정상 그럴 수밖에 없다)에 적응하지 못했다. 지역방어와 KBL의 짧은 3점슛 라인에도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그레이는 속공전개와 돌파력이 강점이다. 그러나 출전시간의 축소, 환경의 변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면서 장점마저 표출하지 못했다. 더 공격적으로 해야 하는 상황서 템포를 죽이는 등의 부작용이 드러났다. 결국 시즌 중반 이후 KBL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면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
그레이는 2일 KGC전 2쿼터에만 3점슛 2개 포함 15점을 몰아쳤다. 10일 오리온전서도 25점으로 대폭발했다. 3점슛과 속공전개, 돌파가 어울리며 막지 못할 공격수로 거듭났다. 또한, 최근 LG는 2~3쿼터에 지역방어를 적절히 섞는다. 현 감독은 "시즌 초반에 그레이가 지역방어에 적응하지 못했는데 이젠 많이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그레이 역시 "코치들의 도움으로 적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팀 수비에 적응하고, 공격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또한, 그레이는 "좀 더 공격적으로 하자는 마음이다. 속공과 돌파도 더 많이 하고, 아웃렛 패스로 동료들의 찬스도 많이 봐주고 있다. 그리고 NBA 3점 라인에 익숙한데(KBL보다 50cm 멀다), KBL 3점 라인을 의식해 3점슛이 들어가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 3점 라인에서 한, 두 발 뒤에서 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 감독은 "그레이는 시즌 초반에 공격 템포를 죽이는 경우가 있었는데, 계속 속공과 얼리오펜스를 해주면서 자신의 장점도 살리고 있다. 상대의 새깅 디펜스에도 (3점슛으로)적응하고 있다. 공격적으로 잘 해주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레이는 "동료들이 나한테 맞춰주려는 게 보인다. 많이 믿는 것 같고 팀 플레이가 너무 좋다. 팀 케미스트리가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메이스와 그레이의 작은 변화로 시즌 막판 LG가 좀 더 단단해지고 있다. KT, KCC를 제치고 3위 다툼의 최종승자가 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 그래도 플레이오프에서 강세를 띌 수밖에 없는 전력이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LG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메이스(위), 그레이(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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