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장난을 잘 쳐요."
키움 장정석 감독은 웃었다. 외국인타자 제리 샌즈가 덕아웃에서 국내 선수들과 허물없이 어울리고, 또 진지하게 야구에 몰입하는 모습을 잘 알기 때문이다. 샌즈는 올 시즌 KBO 외국인타자들 중 최저 몸값(50만 달러)이다. 그러나 영양가는 10개 구단 외국인타자 최고수준이다.
올 시즌 44경기서 172타수 56안타 타율 0.326 5홈런 37타점 35득점이다. 타율 8위, 타점 5위, 득점 2위다. 작년 25경기서 86타수 27안타 타율 0.314에 12홈런을 때린 임팩트에 버금간다. 2년차를 맞이한 샌즈의 KBO 연착륙 비결은 긍정적인 마인드와 심리적 안정을 주는 가족,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냉정함과 평정심이다.
평소 장난기가 다분다는 게 장 감독 설명이다. 실제 올 시즌 고척돔에서 홈런을 친 뒤 덕아웃에서 세리머니를 하면서 장난스러운 스텝과 표정으로 국내선수들을 웃긴 장면이 사진기자에 의해 잡히기도 했다. 샌즈는 "언제 그랬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덕아웃에서 분위기를 밝게 하기 위해 좀 더 장난스럽게 한 것 같다. 유쾌하게 하려다 그랬을 것이다"라고 웃었다.
14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머리카락을 매우 짧게 자르고 나와 화제를 모았다. 커트가 아닌 사실상 삭발이었다. 한국에서 삭발은 결연한 의지를 의미하기도 한다. 미국인 샌즈도 통역에게 그 얘기를 처음으로 들었다.
샌즈는 "그냥 더워서 잘랐다. 시원하게 하고 싶어서 그랬다. 한국에서 삭발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통역과 선수들에게 처음으로 들었다"라고 말했다. 한술 더 떠 샌즈는 "김규민에게 삭발을 추천한다. 본인이 잘 생겼다고 생각하던데 머리카락을 짧게 잘라도 될 것 같다"라고 웃었다.
가벼운 성격이 아니다. 동료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긍정적 마인드와 심리적 안정감을 강화한다. 또한, 작년과는 달리 올 시즌에는 4월 중순부터 아내 모건, 두 아들 일라이, 터커와 함께 서울에서 생활하며 안정감이 배가됐다. 샌즈는 "가족은 내가 야구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심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샌즈는 시즌 초반 3~4번을 맡다 박병호의 4번 타자 복귀로 3번 타자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14일 대전 한화전서는 5번으로 이동했다. 타순과 상황 변화에 관계없이 자신의 타격에 집중하는 자세가 인상적이다.
샌즈는 "팀에서 내게 원하는 게 뭔지 잘 알고 있다. 매 경기 꾸준하게 내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 매 경기 준비과정이 동일하고, 똑같은 루틴을 가져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 부분은 간판타자 박병호와의 공통점이다. 그는 "박병호는 경기장 내, 외에서 좋은 팀 메이트이자 리그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다. 좋은 팀 메이트이고, 게임 체인저(경기 흐름을 바꿀 줄 아는 타자)"라고 말했다.
키움이 시즌 초반 순항하는데 샌즈도 제대로 한 몫하고 있다. 2년차를 맞아 키움에 완벽히 스며들었다.
[샌즈. 사진 = 대전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